바른미래당 손학규 당대표는 21일 국회 본청 245호에서 열린 제47차 의원총회에 참석해 “여러 가지 현안도 많고, 나라가 어수선하다. 나라 정치가 온통 싸움판이 되고 있는 느낌인데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민생은 탈출구를 찾지 못할 때 정치권은 온통 권력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만 보더라도 전당대회가 극우 극단주의의 굿판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탄핵 반대세력인 태극기 부대가 지역 연설에 결집해서 자당의 대표에게 욕설과 야유를 보내는 장면을 보았다. 온 국민이 경악했다”며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의 지도부들과 새로운 지도부가 될 후보들은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우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당장의 정치적 이익에 눈이 멀어서 우리 정치의 시계를 극단주의의 시대, 반(反) 민주의 시대로 되돌리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행보에 걱정이 크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을 책임졌던 분이 극우·극단주의의 입맛에 맞는 발언을 연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분이 당을 이끌게 된다면 우리나라 정치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지극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또 “지난 12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최순실 특검 연장을 불허했다고 말을 해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더니 19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해서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다. 어제는 입장을 다소 후퇴시키면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해서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에 부정적임을 밝혔다”며 “제1야당은 집권여당의 주된 카운터 파트너로서 건전한 비판과 견제로 국정운영의 균형을 잡아야할 책임이 있다. 그런 제1야당의 대표가 될 후보가 당선되기도 전부터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배격하는 극우·극단주의에 경도된 모습에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였다.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의결을 이끌어냈고, 헌재는 엄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서 숙의를 거친 후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당시 행정부의 수장이었던 분이 이제 와서 조그마한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사법부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스스로 민주주의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주의와 법치국가를 부정하는 인물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우리 정치의 미래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제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씀드렸지만 정부여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마치 적폐청산 하듯 비난하면서 대통령 최측근 구하기에 나섰다. 민주주의가 심하게 훼손되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이나 제1야당이나 민주주의를 짓밟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이런 발언들, 이러한 행동, 이제 삼가해 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