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日 경영 복귀가 주는 의미

신동빈 회장의 日 경영 복귀가 주는 의미

기사승인 2019-02-22 01:00:02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년만에 일본 롯데 경영에 복귀했다. 이는 한·일 경영자 자리를 굳건히했다는 의미이자, 동시에 수년간 지루하게 이어졌던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형제의 난을 사실상 종결지었다는 뜻이다. 

◇ 롯데경영 복귀… 호텔롯데 상장 속도 낸다

지난 20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후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지난해 2월 13일 구속됐고, 같은 달 21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 사임했다.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신 회장이 이번에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롯데홀딩스는 다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사장의 2인 체제로 전환됐다.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복귀는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굳건히 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의 19.07%를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롯데홀딩스가 100% 지배하고 있는 L1~l2 투자회사의 지분을 더할 경우 일본 지분이 99%에 달한다. 

국내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의 지분이 호텔롯데에 집중돼있는 만큼, 일본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이 사실상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호텔롯데 상장은 이러한 지배구조를 재정립하는 가운데 온전한 지주회사로 거듭나게 만드는 핵심이다. 

이번 복귀에 따라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주사체제 완성을 방점으로 하는 ‘뉴롯데’ 마무리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 제과부문 IPO도 함께 추진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의 복귀가 앞으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핵심적이고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양국 롯데 시너지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고 경영질서 또한 보다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텔롯데 기업공개와 일본 제과부문 기업공개가 적극 추진되고 투명경영활동은 더욱 고양될 것”이라면서 “안정적 경영활동을 통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한편, 급변하는 시장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임직원·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마무리된 형제의 난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복귀로 2015년부터 이어져온 ‘형제의 난’은 사실상 종결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광윤사를 포함한 신 전 부회장이 33.31%를 가지고 있으며 신동빈 회장의 경우 4.47%에 불과하다. 

그러나 종업원지주회 31.06%와 임원지주회 6.67% 등 일본 주주들이 53.33%로 과반을 차지호고 있으며, 이들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오고 있다. 신 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구속됐을 때에도 변함없는 지지를 이어왔다. 

앞서 2015년 1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의 모든 보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여기에 같은 해 7월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되자, 불과 11일 후인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후견인으로 자리하고 있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의 이사를 해임하면서 형제의 난이 시작됐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긴급이사회를 열어 해임안을 무효로 돌린 뒤 아버지를 총괄회장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했다.  

이후 신동주 회장은 다섯차례에 걸친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복귀를 시도했지만 완패했다. 자신을 이사직에서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며 일본 법원에 낸 소송도 결국 각하됐다.

신격호 명예회장 역시 2017년 6월 정상적인 의사 결정이 힘들다는 한정후견인 판정을 받으면서 사실상 신동주 전 부회장의 힘이 되지 못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신동빈 회장에게 화해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공개했으나 롯데그룹은 “진정성의 의심된다”며 선을 그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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