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지방은 우리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대사활동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부족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머릿결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지나쳐서 문제가 됩니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방 성분은 혈관벽에 쌓여 혈액 운반을 막거나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요.
이런 상태에 놓인 걸 두고 우리는 ‘고지혈증’이라고 부릅니다.
고지혈증은 특히 우리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체내 지방 성분을 관리하지 않으면 고지혈증에 이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리포트>
대표적 혈중 지방 성분으로 콜레스테롤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하면 부정적 영향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요.
실은 세균 독소를 중화하고, 세포를 감싸는 막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지방인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을 이동하기 위해 단백질과 결합체를 이루는데요.
단백질보다 지방 함량이 더 높은 저밀도 지단백질과 결합한 것이 LDL콜레스테롤이고, 반대로 단백질이 많은 고밀도 지단백질과 결합한 것을 HDL콜레스테롤이라고 부릅니다.
LDL이 혈액을 타고 콜레스테롤을 신체 곳곳에 전달하는 집배원이라면, HDL은 그렇게 배분하고 남아도는 콜레스테롤을 수거해 제거하는 청소부입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몸을 망치는데요.
특히 혈관 벽에서 쉽게 산화되는 LDL콜레스테롤은 수치가 높을 경우 혈전, 즉 피떡 등을 만드는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콜레스테롤도 무조건 높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HDL콜레스테롤이 정상 수준의 3배 이상을 넘어서면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의 경우 성인 남성이 dl당 40∼60mg, 여성은 50∼70mg 이상이어야 정상 수준입니다.
LDL콜레스테롤은 dl당 130㎎ 이하로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콜레스테롤과 함께 중성지방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요.
중성지방은 평소 신체활동 에너지로 쓰이지만, 이 역시 과하면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부추기는 작용을 합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이 같은 역기능이 반복되면 고지혈증으로 이어지는데요.
최근 고지혈증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걸리는 그야말로 ‘흔한 질병’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박수연 교수 /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10대부터 30대 이상까지 고지혈증 유병률을 나타낸 자료입니다. 보시면 남성에서 30대부터 50대까지는 고지혈증 유병률이 여성에 비해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50대가 지나면서는 여성분들에서도 유병률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의 영향이 많고, 60대 이상이 되면서 복부 비만이 진행하거나 다른 동반질환이 발생하는 것이 고지혈증의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 호르몬 감소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거죠?)
여성 호르몬은 LDL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많이 흡수해 혈중에서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고요. 그리고 HDL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조금 더 많이 합성하는 데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폐경으로 인해 이런 에스트로겐이 감소함으로써 이런 분들에게는 고지혈증이 조금 더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스튜디오>
혈관 벽에 지방이 쌓여 생기는 고지혈증.
비슷해서 헷갈리는 질환명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이상지질혈증입니다.
실제 병원에서도 고지혈증과 이상지질혈증을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고지혈증과 더불어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의 용어들이 유사한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데요.
이상지질혈증은 이 셋을 모두 포함하는, 보다 넓은 질환명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고지혈증은 사실 드러나는 증상이 없죠.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방치하면 더 큰 질환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검진 기회를 가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리포트>
지나치게 축적된 혈중 지방 성분은 혈액을 따라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동맥 혈관 안쪽 벽에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혈관은 좁아지고 급기야 막히게 되는데요.
이런 질환들을 통틀어 동맥경화성 질환이라고 부릅니다.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이 좁아지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고,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이 발생합니다.
박수연 교수 /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군을 고지혈증의 위험군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말씀드린 동맥경화성 질환을 이미 갖고 계셨던, 그런 관상동맥 질환 아니면 중풍 병력이 있으셨던 분들이나 아니면 경동맥 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 대사성 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위험군에 속하고요. 그리고 그 외에도 다른 질환이 없어도 고혈압이 있으시거나 아니면 흡연을 지금 하고 계신다든지 연령이 좀 높으시다든지 여성의 경우 55세 이상, 남성의 경우 45세 이상 정도에서도 그런 인자만 갖고 있어도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가 되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고지혈증 관리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셔야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의 대부분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됩니다.
과식하거나 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 운동 부족으로 인한 과체중 또는 비만, 음주, 흡연 등은 직접적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고지혈증 자체는 단기간에 걸친 어떤 치료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입니다.
내 몸 속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아진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생활습관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박수연 교수 /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고지혈증으로 진단을 받고 오시면 바로 약을 투여해서 치료하는 것보다는 어차피 이것은 고지혈증 자체의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요. 그런 것을 낮춰서 앞서 말씀드린 동맥경화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치료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단기간에 약물치료로 완치를 바라는 질환은 아니고요. 전반적인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동맥경화성 질환을 함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활습관 교정을 먼저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LDL콜레스테롤이 너무 높아 문제가 되면 스타틴이라는 성분의 약을 쓰게 됩니다.
이 약이 고지혈증을 낫게 한다기보다는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 그 농도를 낮춘다고 보시면 됩니다.
중성지방이 많다면 피브레이트 제제를 이용해 중성지방 농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지혈증 약은 콜레스테롤을 목표로 두느냐, 중성지방을 목표로 두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여러 약제를 병합해서 쓰기도 합니다.
전문의에 따르면 한번 처방된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정상 수치를 잡고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되겠죠.
스타틴 제제의 경우 일부에서 당뇨병을 발생시킬 수 있어 당뇨병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사용을 주의하라는 권고가 있기도 한데요.
당뇨병이 발생하는 확률보다 약을 먹어서 심혈관계, 내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그런 효과를 기대하고 처방을 하는 겁니다.
약 복용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겠고요.
고지혈증 위험이 있다면 버터, 우유, 오징어, 굴, 젓갈, 곱창 등 동물성 지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식품 그러니까 등 푸른 생선이나 곡류, 채소류가 도움이 됩니다.
육류라도 기름을 제거한 살코기는 괜찮다고 합니다.
여기에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대개 40대가 지나면서 증가합니다.
전문의들은 남성이라면 45세, 여성은 55세 이후로 1, 2년마다 혈액 검사를 받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 포털에서 영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 쿠키영상(goo.gl/xoa728)을 통해 시청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