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면 시장 잡아라…농심 vs 풀무원 사력 집중

건면 시장 잡아라…농심 vs 풀무원 사력 집중

기사승인 2019-03-01 01:00:00

농심이 ‘신라면 3세대’ 제품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 건면으로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건면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에 한 발 빨리 비유탕면 시장을 선점했던 풀무원은 공장 생산라인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맞불에 놨다.

지난달 28일 풀무원식품은 자사 비유탕 건면 브랜드인 ‘생면식감’ 확대를 위해 충북 음성의 공장 생산라인을 일 17만개에서 37만개로 두 배 이상 증설한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증설과 동시에 신규 획득한 건면제조 특허를 통해 기존 칼국수 외 라멘, 냉면, 소바 등 다양한 건면제품 카테고리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규 특허는 공극이 많아 스프 배임성이 우수한 건면 제조방법으로 이를 통해 식감과 풍미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농심이 건면시장 확대를 천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지난달 9일 자사 스테디셀러 제품인 신라면의 3세대 제품 ‘신라면 건면’을 출시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 건면 제품으로 칼로리를 일반 라면의 70% 수준인 350㎉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신라면 건면은 출시 보름만인 지난달 25일 기준 3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앞서 농심은 2007년 건면세대를 출시한데 이어 둥지냉면, 멸치칼국수 등 비유탕면 제품을 선보여왔지만 주력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자사 대표 제품인 신라면을 건면으로 출시했다는 것은 농심이 비유탕면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는 반증이다.

건면은 생면 또는 숙면(익힌 면)을 건조시킨 것으로 수분 15% 이하의 면을 뜻한다. 그간 국수면, 파스타면, 당면 등에 주로 사용됐었으며, 라면으로는 소비자들이 익숙한 맛과 거리가 있다는 이유로 조명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건강이 글로벌 트렌드로 잡으면서 저탄수·저칼로리 면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역시 이러한 추세에 영향을 받아 시장이 형성·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2015년 791억원이었던 비유탕 건면 시장은 2016년 103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7년 1332억원, 지난해 1410억원으로 78.2% 증가했다.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전체 라면시장은 2조원 선을 오르내리며 성장이 둔화된 상황이다.

라면제조업체들 중 비유탕 건면에 힘을 준 곳은 풀무원이다. 2011년 ‘자연은맛있다’ 브랜드를 론칭한 풀무원은 2016년 ‘육개장칼국수’를 통해 월매출 기준 봉지라면 매출 10위권에 들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건면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쫄면 식감을 구현한 ‘생면식감 탱탱비빔쫄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재 비유탕 건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과 풀무원이 90%로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양사 점유율 역시 55:45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풀무원이 건면 생산라인 증설과 카테고리 확장을 발표한 것은 건면에 사력(社力)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관측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식품의 다양화로 라면시장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건면의 성장은 호재”라면서 “업계 수위 기업들이 본격적인 공략에 나선 만큼 기존 유탕면 만큼이나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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