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3연임을 포기했다. 함 행장을 대신해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지성규 현 부행장이 내정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하나은행장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 함 행장은 이날 임추위에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당초 하나은행 내외부에서는 함 행장의 3연임을 유력한 것으로 내다봤다. 함 행장의 경우 2015년 하나·외환은행의 초대 통합 행장에 선임된 후 두 은행의 통합을 이끌고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채용비리 문제가 그의 연임에 장애물로 등장했다.
먼저 하나은행 노조가 “함 행장은 채용 비리 재판 결과에 따라 임기 도중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CEO 리스크를 지닌 함 행장의 연임은 하나은행 미래에 적신호가 될 것”이라며 그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뒤이어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을 만나 함 행장의 연임에 법률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면서 사실상 그의 연임에 반대했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노조와 금융당국의 반대에도 함 행장의 연임을 심도있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함 행장이 노조와 금융당국의 반대에 부담을 느끼고 스스로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 행장의 연임 포기에 따라 최종 후보로 추천된 지성규 현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3월 22일 하나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정식 행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의 우려 표명 이후 함 행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금감원도 관치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금감원 측은 관치 논란에 대해 “(하나금융) 사외이사 면담은 민간은행의 인사에 개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금감원은 2015년 이후 주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이슈 등과 관련하여 사외이사 면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며 “지배구조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 제기는 관치 문제가 아니라 감독당국의 기본 소임”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