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영화 ‘극한직업’ 개봉 이후 유튜브와 SNS, 개그프로그램 등에서 너무 많이 사용된 탓에 조금은 지겨워진 대사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사람은 드물다. 갈비인가 통닭인가. 대체 어떤 맛이길래.
영화관을 빠져나오는 관람객들의 머릿속에 가득했던 이 난제를 이제 풀 수 있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0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팝업스토어를 통해 오는 10일까지 ‘수원왕갈비통닭’을 일일 500마리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영화에 등장하는 치킨을 제공했던 ‘루쏘팩토리’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즉, ‘진짜’라는 이야기다. 얼마전 1000만관객 돌파를 기념해 배급사인 CJ E&M에서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이는 가정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도록 간략화된 것으로 실제 영화에 등장한 오리지널은 아니다. 오리지널 제품은 10여가지 재료들이 추가로 들어가며, 숙성시키는 시간에 차이가 있다.
5일 오전에 찾은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팝업스토어는 의외로 한산했다. 평일 오전이어서인지 관심을 가지고 포장해가는 고객들은 더러 있었지만 줄을 이을 정도는 아니었다. 지난 1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첫 평일인데다가, 점심으로 먹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팝업스토어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한 마리(1만9000원) 외에도 순살 300g(1만원) 제품을 나누어 판매하고 있었다.
외형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타 브랜드의 간장치킨류와 흡사했다. 또 갈비소스를 겉에 버무리는데 그쳤던 여러 종류의 왕갈비통닭과는 달리 양념이 깊게 배어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팝업스토어인 탓에 구매한 제품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 등이 갖춰져있지 않았다. 일부 구매자들은 인근 다른 매장 테이블에 앉아 시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영화에 대한 관심, 그리고 수원왕갈비통닭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구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어진 사흘간의 연휴기간 동안 제품은 전량 매진됐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매진되는 속도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날 만난 이모(33)씨는 “재구매하기 위해 (팝업스토어에) 왔다”면서 “5시가 넘어가면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줄이 길어지기 시작한다”고 귀띔했다.
팝업스토어는 10일 이후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영등포점에서 열흘동안 열린다. 이후부터는 롯데백화점과 루쏘팩토리의 상의 하에 흥행률이 높은 곳을 선정해 열흘간 2개 지점씩 진행될 예정이다.
팝업스토어의 흥행은 사전에 어느 정도는 예측됐다. 앞서 루쏘팩토리 측은 영화 흥행 직후 부천지역에서 푸드트럭을 활용해 100개 한정으로 수원왕갈비통닭을 판매했다. 이후 소비자가 몰리면서 푸드트럭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게되자 매장을 차려 운영에 나선바 있다.
이후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델리카팀이 2월경 루쏘팩토리 측에 협업을 제안하고, 팝업스토어를 시작하게 됐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영화의 흥행과 동시에 팝업스토어가 진행됐다면 영화와 제품 모두 시너지 효과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하고, 영화의 흥행 여부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휴 이후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진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초기인 만큼 (루쏘팩토리의) 정식입점 등은 아직까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