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미국 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에 연달아 성공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평소 국민은행이 여수신에 의존하는 영업을 벗어나 투자은행(IB)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허인 행장의 경영전략이 성과를 창출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1억5000만달러(약 1680억원) 규모의 미국 가스복합화력발전소 PF 공동주선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금융주선은 미국 사모펀드 아레스(Ares-EIF)가 투자한 ‘오리건 클린 에너지’ 발전소 대출 5억8000만달러(약 6500억원)를 조달하는 사업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프로젝트의 글로벌 주선기관인 크레딧스위스, 바클레이즈와 함께 공동주선기관으로 참여했다. 국민은행은 5억8000만 달러 중 1억5000만 달러의 주선을 맡아 3000만달러는 KB국민은행이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 1억2000달러는 KB증권 및 KB생명을 비롯한 국내 투자기관에 재매각(Sell-down)해 수익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 발전소 금융시장에서 국민은행의 성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미국 에너지 전문투자회사 스타우드 에너지의 발전소 인수금융 8억1000만달러(약 8910억원) 중 1억달러(약 1100억원)의 금융주선에 성공한 바 있다.
또한 같은 해 투자전문회사인 아레스 EIF가 가스파이프라인 시설 운영업체와 공동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가스파이프라인 ‘센트럴 펜 라인’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금 1억4500만달러(약 1600억원)를 금융주선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이 미국 발전 금융시장에서 독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한몫했다.
허 행장은 평소 IB사업의 강화를 주문해 왔다. 취임 1주년을 맞아 미국 투자은행들을 둘러보고 “IB사업을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발언한 점도 이러한 그의 경영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허 행장은 이에 국민은행 CIB(기업투자금융)그룹에 부행장직을 만들어 투자금융 부문에 힘을 실어주고 홍콩지점에 이어 두 번째로 올해 1월 뉴욕에 IB 데스크를 신설했다. 또 영국 런던에도 IB 데스크 신설을 추진하는 등 지속해서 국민은행의 IB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강조한 “원펌(One-Firm) KB 구현”에 따라 국민은행과 KB금융그룹 계열사의 협업도 국민은행의 미국 발전 금융시장 독주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국 PF시장에서 KB국민은행이 글로벌 금융기관으로서의 인지도를 향상 시켜가는 과정”이라며, “향후 뉴욕 IB Unit을 통해 현지 사업주(Sponsor) 및 주선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여 글로벌 IB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