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개 영어시험주관 사업자 약관 심사를 통해 응시자에게 불리한 유형을 시정토록 했다.

특히 15세 이하 토플 응시자의 경우 보호자가 시험장에 없을 경우 점수를 무효화하고 환불도 해주지 않는 불공정한 약관이 처음으로 개정된다. 

10일 공정위는 미국교육평가원(ETS·토플), YBM(토익), 서울대학교발전기금(텝스), 지텔프코리아(지텔프) 4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약관을 심사하고 이같이 개정토록 했다고 밝혔다. 

먼저 토플 약관에는 15세 이하가 응시할 때 반드시 보호자가 시험장에 함께 와야 하며, 보호자가 시험장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성적을 무효로 처리하고 응시료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공정위는 시험장 관리 책임은 주관 사업자에게 있으며 응시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므로 약관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또 악천후 등 제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이미 치른 시험 점수가 취소되는 경우나, 이럴 경우 재시험과 환불여부를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규정도 무효라고 봤다. 

공정위는 텝스·지텔프 약관에서 성적 통보 보류자 관련된 일부 조항도 지적했다. 해당 조항은 응시자가 부정행위 의심을 받아 성적 통보 보류자로 분류되면 2주 안에 지정된 장소에서 단 1회 열리는 재시험에 응시해 부정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내용이다.

이는 응시자에게 시간이나 정신적 부담을 주며 해명 기회가 충분하지 않아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봤다. 

토익 역시 성적 통보 보류자와 관련한 부당한 조항이 지적됐다. 토익은 성적 통보 보류자로 분류된 날로부터 6주 이내에 재시험을 보도록 한다. 군 복무를 하거나 해외 연수 중이라면 1회에 한해 추가로 시험을 2주 연기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군 복무·해외 연수와 같은 특수한 상황만으로 제한하는 것은 응시자에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판단했다. 

각 시험 주관사는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자진 시정했다. 

토플은 보호자 동반·상주 조건을 의무가 아닌 권장 사항 변경했다. 점수 무효·응시료 환불 불가 조항는 삭제했다.

텝스와 지텔프는 재시험 응시 기간을 2주에서 6주로 확대했고, 재시험 결과에 불복하면 한 차례 추가 기회를 주는 조항을 약관에 신설했다. 나머지 불공정 약관은 삭제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