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지주 회장이나 사외이사 관련 안건에만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들은 기업의 비상임이사로 경영 활동에 대한 견제와 조언 역할을 담당한다.
12일 은행연합회 지배구조공시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사외이사 활동 중 제기된 반대표는 총 3건으로 집계됐다.
3건의 반대표는 하나금융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 KB금융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및 평가보상위원회에서 각 1건씩 제기됐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사회나 다른 위원회에 안건을 올리기 전에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안건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 반대표가 적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먼저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1월 22일 열린 제3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양원근 사외이사가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하나금융은 당시 차기 그룹회장 선임을 진행하던 과정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참여 사외이사들은 1월 4일 열린 첫 회의부터 수정결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출했다. 1월 15일 열린 제3회 회추위에서는 ‘대표이사 회장 최종후보자군(Short List) 선정’ 안건을 두고 사외이사 모두 보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한 차례 보류된 숏리스트 선정 안건은 16일 회추위를 통과했으나 22일 열린 제5회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 추천에 양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안건은 양 사외이사의 반대표에도 찬성 6대 반대 1로 가결됐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1월 개최된 제1차 평가보상위원회와 5월 열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반대표가 나왔다.
1월 개최된 평가보상위원회에서는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가 ‘지주회장(상임이사)의 장단기 성과평가 및 보상체계(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김 사외이사는 당시 안건내용 중 장기 성과평가지표 일부항목의 배점을 상향할 것을 주장하며 가결에 반대했다. 김 사외이사의 반대에도 해당 안건은 찬성 3대 반대 1로 가결됐다.
또 다른 반대표는 5월 열린 제6차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나왔다. 17일 열린 사추위에서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 개선(안)‘이 상정됐다. 해당 안건에 대해 당시 사추위원인 박재하, 유석렬, 선우석호, 한종수 사외이사 4인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KB금융은 당시 개선안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해 사추위원들이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설명했다.
신한금융과 농협금융의 경우 지난해 이사회 및 여타 위원회에서 사외이사의 반대표가 나온 바 없다. 다만 두 금융지주의 경우 각각 ‘재무보고내부통제규정개정(안)’과 ‘리스크관리시스템적합성 검증준칙 제정(안)’이 각 위원회에서 수정 가결된 기록이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인사나 평가보상과 관련된 안건은 내외부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자가 명확해 사외이사들이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본 것으로 생각된다. 이 때문에 반대표도 이쪽 위원회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