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제가 몇 해 전 첫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던 이유가 속이 쓰리고 더부룩한 증세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당시 며칠 동안 신경이 쓰일 정도로 속이 계속 불편해 일상에 지장이 있었습니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분도 찝찝해 사회생활도 시원치 않았습니다.
검사 결과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마주했던 전문의가 했던 말, 음주와 흡연 그리고 야식 등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식상했지만 맞는 말이었습니다.
어쨌든 내 몸이 상하는 걸 방치하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댔던 게 사실입니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거죠.
오늘 이 시간 식도염에 대해 알아보는데요.
식도염은 전문의의 말처럼 우리의 생활 패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리포트>
식도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식도염은 크게 역류성 식도염과 비역류성 식도염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위산이 역류해 식도 하부가 헐거나 짓무르는 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의 경계 부위에 있는 조임근 조절이 약해져 주로 생깁니다.
닫힐 때는 완전히 닫히도록 조여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이 역류성 식도염이 전체 식도염의 90%가량을 차지합니다.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비역류성 식도염에는 바이러스나 기생충, 세균 등이 침투해 일어나는 감염성 식도염과 약제 등의 화학 작용에 의해 식도가 손상을 입는 부식성 식도염 등이 포함됩니다.
식도염이 있으면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삼킬 때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어 속쓰림과 구토, 발열,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고, 심한 경우 출혈이 생기기도 합니다.
최혁순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식도염이라는 게 결국 어떤 원인에 의해 생기느냐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예를 들어 감염성 식도염 중 바이러스 식도염이 있다면 바이러스 식도염이 맞는지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요. 또 여러 가지 환자와 얘기하는 히스토리, 환자가 말하는 병력이 중요합니다. 환자가 예전에 어떤 생활을 해왔고, 환자에게 면역력이 떨어질 만한 이전 지병들은 없었는지 이런 부분들을 파악해서 식도염의 원인을 감별해야겠습니다.”
식도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역류성 식도염은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식도 조임근이 느슨해지는 40~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음주와 흡연, 비만 등은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최혁순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감염성 식도염인 경우 바이러스나 세균이 식도에 침투하는 이유가 대부분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면역력을 올릴 수 있도록 전반적인 식생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 많고요.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에는 원인이 굉장히 많습니다. 과식을 자주 한다든지 혹은 비만인 경우 또 생활습관에서 밤에 많이 먹는, 눕기 전에 식사를 많이 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있을 때 식도염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생활적인 부분에서의 개선이 치료 예방이 됩니다.”
(비만인 경우에도 역류성 식도염이 잘 생길 수 있는 건가요?)
“네, 우선 기본적으로 식도의 압력이 위의 압력보다 낮게 되는데요. 비만인 경우에는 그 차이를 더 심하게 만들고 그럼으로써 하부 식도 조임근이 더 느슨해지면서 역류성 식도염이 더 많이 생기게 됩니다.”
<스튜디오>
특히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면 상복부 통증과 함께 소화가 안 되고, 입 냄새가 나거나 목소리가 쉴 수도 있습니다.
또 위산이 역류하는 과정에서 입안과 식도 사이의 통로인 인두가 자극을 받으면 기침이 나올 수 있는데요.
한번 시작된 기침이 만성 기침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원인은 모르지만 이런 기침이 수개월간 지속된다면 단순히 기관지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포트>
최혁순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남자 39세 환자 분인데요. 환자 분이 속쓰림을 호소하며 내원하셨고, 약물치료로 회복이 되지 않아서 내시경을 시행했습니다. 내시경을 시행했는데, 보시다시피 식도 점막 손상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이를 두고 판단했을 때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을 진단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환자 분의 경우는 우선 여러 가지 생활습관 변화의 필요성도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약물치료를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약물치료로 고용량의 산억제제를 먼저 투여하고요. 그럼에도 회복이 안 된다면 약물을 변경한다든지 추가한다든지 이런 치료를 시행하게 되겠습니다.”
식도염 진단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뤄집니다.
염증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그 원인을 살핍니다.
치료는 원인을 다스리는 약물을 투여하면서 이어집니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는 주로 산억제제 약품을 쓰고, 감염성 식도염이라면 어떤 바이러스가 침투했는지 조직 검사로 파악한 뒤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합니다.
최혁순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진행하고, 또는 아까 말씀 주신 것처럼 식도염이 심해졌을 때 천공이나 출혈이 있을 때는 내시경으로 최근에는 치료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요. 만약 심해져서 천공이라든지 심한 경우까지 생긴다면 수술적 치료를 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수술입니까?)
“천공이 있을 때는 식도에 천공이 있는 부분, 만약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 천공이 있다면 그 부분을 절제하고 다시 이어주든지 혹은 단순한 천공일 경우에는 천공인 부분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치료를 통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커피나 술, 초콜릿,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습관을 자제하고, 식사 후에는 적어도 2시간 뒤에 자리에 눕는 게 좋습니다.
취침 시 역류나 속쓰림 증상이 있을 때는 머리 쪽을 약간 올려 둔 채로 자는 게 도움이 됩니다.
<스튜디오>
식도 염증이 반복되면 그로 인한 협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협착이란 관으로 돼 있는 식도가 자극을 받으면서 좁아지는 것을 말하는데요.
음식을 삼키고 내려 보내는 길이 제한되면 불편함이 가중될 수 있으니 검진과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현재 위내시경 검사는 만 40세 이후 2년마다 한 번씩 받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층에서도 식도나 위에 이상이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늦지 않게 내시경을 받으시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시길 바랍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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