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2월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전년 보다 1조원 줄어들었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총액은 지난달 말 831조2000억원이다. 전달 보다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담대 잔액은 613조원으로 2월 한달간 2조4000억원 늘어났다. 월별 증가액으로 보면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여기에 지난달 주담대 증가액 2조4000억원에는 정책상품인 '버팀목 전세대출(5000억원)'이 포함됐다. 정책상품을 제외하면 실질 은행 주담대 증가액은 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2월(1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호금융·보험사·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은 두달 연속 주담대 총액이 감소했다. 1월에는 1조7000억원, 2월에는 1조4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더한 금융권 전체 주담대 증가액은 1조원에 그쳤다. 지난해 2월보다 증가액이 1조원 줄어든 상황이다.
금융권의 주담대 증가 위축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하락하며 전주(0.09%)보다 낙폭이 0.02%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0.09%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택 매매도 크게 감소했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은 2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1만1천가구)의 20%에도 못 미쳤다.
반면 전세거래는 증가했다. 주택 구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몰린 영향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1만4000가구로 1년 전(1만2천가구)보다 늘었다. 이 시기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