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철저한 차밭 관리와 평년보다 높은 기온 등의 영향으로 올해 하동 야생차에 저온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고급 녹차 생산 및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동녹차연구소(김종철 소장)는 지난해와 달리 올들어 지금까지 화개·악양면 일원의 야생차나무에 저온피해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최저기온이 영하 14℃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지속되고 지온하강 및 가뭄으로 차나무의 수분흡수가 떨어져 80% 이상의 차 재배 농가에서 저온피해가 관측됐다.
그러나 올 겨울은 동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동군과 차 생산농가가 차밭에 왕겨와 톱밥을 피복하고, 기상 여건이 좋아 아직 저온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올 겨울(2018년 12월∼2019년 2월) 평균기온은 전년보다 1.8℃ 높았고, 무엇보다 차나무 고사한계온도인 영하 –10℃ 이하가 2회에 그쳐 전년 12회보다 훨씬 적었다.
이 기간 강수량도 98㎜로, 전년 대비 12㎜ 많았으며, 토양수분함량도 5.9%포인트 증가하는 등 한발해도 없었다.
다만 3월 하순∼4월 상순 꽃샘추위로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거나 서리에 의한 냉해 및 상해 가능성도 없지 않아 상해 발생 시 피해부위를 전정하고 신초생육 촉진을 위해 유박을 충분히 뿌려야 한다.
차나무는 동백나무과 다년생 상록성 목본식물로 추위에 비교적 약하고 영하 10℃ 이하의 온도가 지속되면 고사 등의 저온 피해가 발생해 첫물 차 수확이 어려워지고 차광 시기가 늦어져 고급 가루녹차 생산 및 품질 저하 등의 2차 피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올해는 지금까지 별다른 피해가 없어 고급차인 첫물 차 생산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고급 가루녹차의 스타벅스 수출을 위한 차나무 차광재배에 박차를 가해 수출 확대와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하동녹차연구소는 2007년 이후 차 주산지에 대한 지속적인 기상 모니터링과 자료 수집을 통해 다양한 대책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동해 당시 피해회복을 위한 대책이 담긴 리플릿을 제작해 농가에 보급하고, 수피(樹皮)피복을 통한 보온 및 보습 효과도 검증해 올 겨울 왕겨 및 톱밥 피복을 통한 피해예방에 기여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제트기류가 북미권에 형성되면서 한반도의 혹한은 피했지만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인 차나무 갱신과 토양 및 비배관리 등을 통해 차나무의 내성을 높이고 내동성 품종 육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동=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