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개학연기와 같은 ‘보육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금융권이 발 벗고 나섰다. 금융권은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범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부족한 보육시설과 보육의 낮은 공공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직접 나섰다. 보육지원을 통해 금융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021년까지 10명중 4명의 아이들이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은 정부의 이러한 정책기조에 부응하고 금융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국공립 어린이집과 직장어린이집, 공동육아나눔터, 병설 유치원 등의 건립을 지원하고 있다.
먼저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2020년까지 1500억원을 들여 향후 3년간 국공립어린이집 90개와 직장어린이집 10개 등 총 100개의 어린이집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원 이유를 설명했다.
이달 18일에는 하나금융의 지원을 통해 완공된 첫 번째 어린이집이 개원했다. 거제시 아주동에 건립된 아주하나어린이집은 지상 2층, 연면적 964㎡(290평) 규모로, 총 수용인원만 130여명에 달한다. 특히 거제시 어린이집은 건물 구조와 내부 시설 등이 장애와 비장애인 아동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으로 건립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개원식에는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임기 내 마지막 외부일정으로 참석해 하나금융의 어린이집 지원 사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KB금융그룹은 보육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아래 2022년까지 초등돌봄교실 543개, 국·공립 병설유치원 180개 학급의 오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금액만 750억원에 달한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장위초등학교에서 병설유치원 개원식이 열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약 1만4000명의 아동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초등돌봄교실 및 국공립병설유치원 신·증설 구축은 경력단절 학부모의 사회 조기 복귀, 사교육비 절감과 더불어 돌봄 기관 신설로 인한 고용 촉진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여성가족부와 손잡고 공동육아나눔터 구축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 돌봄 지원을 통해 육아부담을 경감하고 여성 경력단절 문제를 예방하겠다는 목표다. 신한희망재단을 통해 진행되는 이 사업은 지난해 7월 서울 서대문구에 신한 꿈도담터 1호점 개소를 시작으로 3년간 150개소 구축을 목표로 전국에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신한희망재단 담당자는 “올해부터는 각 지자체와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맞벌이 가구 자녀 돌봄 서비스 제공 시설을 지원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는 한편, 기존 영유아 대상 돌봄 지원 시설도 확대하는 등 지원 대상을 다양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사회공헌활동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수익을 국민에게 환원해 지속가능한 금융업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금융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