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반쪽 친구’.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십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이야기에 붙은 타이틀이다. 지적장애인인 박종렬씨의 머리를 최승규씨가 대신하고, 최승규씨가 움직이기 불편한 점을 박종렬씨가 대신해주며 두 사람은 대학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땄다. 따뜻하고 뭉클한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는 어떨까.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의 이야기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의 관건은 장애를 얼마나 올바르고 편안한 시선으로 그려내느냐다. 신하균은 머리는 비상하지만 목 아래의 몸을 쓰지 못하는 세하 역을 맡았으며 이광수는 머리는 못 쓰지만 몸을 쓰는 동생 동구 역을 맡았다. 21일 서울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육삭효 감독은 "장애를 특별한 삶의 조건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장애를 자칫해 희화화시키는 극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육 감독은 "두 사람의 주인공이 나오는 장애인 관련 영화들이 장애인 한 명과 비장애인 한 명이 움직이는 영화라면, 각각 다른 형태의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고 약점을 가진 두 사람이 도와서 산다는 것이 다르다”고 영화의 차별점을 설명하며 “장애가 특별하지 않다는 관점을 유지하며 유머가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장애를 비극적 관점에 뒤집어씌우지 않으면 그게 유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하 역을 맡은 신하균은 “불편함을 가진 분을 제가 표현하다 보니 그분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지 고민했다”며 “발음을 바르게 하고 말 연기에 특히 신경쓰며, 숨까지 조절해가면서 섬세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동구 역을 맡은 이광수 또한 조심스러운 것은 매한가지다. "제가 하는 동구가 장애를 가진 역할이다 보니 실제 장애를 가진 분들이나 가족분들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으시고 저의 연기에 공감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이광수는 “형을 업고 형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를 오르는 신을 촬영했다. (신하균)형이 보기보다 가벼운 편은 아니다. 그래서 촬영 중에 제게 미안해하셔서 훈훈하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역시 웃음과 눈물이다. 육 감독은 “두 사람이 친근한 소재인 라면으로 싸우는 장면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으며, 신하균은 “편집본을 짧게 붙인 이광수의 연기를 봤는데도 울컥했다”고 눈물을 장담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오는 5월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