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주가 하락에 대한 불만이 거세게 제기됐다. 이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양궁으로 치면 우리에게는 아직 한 발의 화살이 남아있다”며 주주들을 달래고 나섰다.
윤 회장은 이날 KB금융 주총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폭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주가하락에 대해 “송구스럽기 그지없다”고 사과했다. KB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1월 6만8000원대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4만1400원(26일 종가)까지 30% 넘게 하락한 영향이다. 금융 대장주 자리도 신한금융에 내줬다.
주총에 참가한 KB금융 한 주주는 “경쟁사에 비해 만원 이상 높던 주가는 이제 역전됐다.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며 “떨어진 주가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경쟁사를 앞지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 달라”고 요구했다.
윤 회장은 이에 주가 하락의 원인이 ▲성장둔화에 따른 금융업 부실증가 우려 ▲금융산업 규제 강화 우려 ▲국민은행의 예대율 규제 우려 등 3가지에 있는 것으로 보고 “충분한 준비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4~5%의 자산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충당금도 충분히 쌓아두었다”며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자산의 질을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업 전반에 대한 규제의 걱정이 높은데 때로는 좋은 규제도 있다. 과거 LTV, DTI 규제는 결과적으로 금융산업의 안정에 공헌했다”며 “예대율 규제에 따른 국민은행 우려는 국민은행이 과거 10년간 가계대출을 가장 많이 줄여와 규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주가 부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M&A에 대해 입을 열었다. 주총 인사말에서 “올해 전략적 M&A를 과감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던 윤 회장은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생명보험사 인수를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회장은 “경쟁사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는 등 생명보험 분야에서 경쟁사의 경쟁력이 더 우위에 있어 KB금융이 생명보험 분야를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온다”면서 “생보는 앞으로 기회가 많다. IFRS도입으로 생보사 매물이 나오거나, 재벌그룹사 개편 과정에서 좋은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M&A에서) 단순 확장보다는 주주이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금융업 상황을) 양궁게임에 비교하면 한 곳은 10발을 다 쏘고 우리는 9발만 쏜 상태다. 한 발을 확실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