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옛 한화테크윈 부당노동행위 혐의 일부 불기소 처분에 항고

금속노조, 옛 한화테크윈 부당노동행위 혐의 일부 불기소 처분에 항고

기사승인 2019-04-12 09:45:50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 부당노동행위 사건과 관련해, 일부 사측 관계자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한 검찰 결정에 불복하고 항고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 사건에서 검찰이 불기소‧기소유예 처분한 사측 관계자 13명에 대해 항고한다고 12일 밝혔다.

경남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창원지검 앞에서 항고 제기 이유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테크윈이던 2015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테크윈에서 사명이 바뀐 한화테크윈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와 기업노조 등 복수노조체제 사업장이다.

삼성테크윈지회는 사측이 금속노조 조합원 탈퇴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이른바 ‘금속노조 탈퇴 프로그램’을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면서 사측의 주요 현안 보고서, 녹취록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라는 노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경남지노위의 초심 판정을 뒤집고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그러면서 삼성테크윈지회는 2017년 2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사측 관계자 22명을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수사한 결과 옛 한화테크윈 창원2사업장장, 인사노사협력팀총괄, 노사협력팀장 등 사측 관계자 3명만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6명은 구약식(통상 재판절차 없이 검찰이 내리는 벌금형), 2명은 기소유예(범죄 혐의는 인정하지만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처분), 11명은 증거불충분 ‘혐의 없음’ 처분했다.

이마저도 고소‧고발 2년이 다돼서야 내려진 결정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검찰의 이 같은 결정에 즉각 “조직적 부당노동행위에 검찰이 꼬리만 잘랐다”며 규탄했다.

또 “2년 만에 사건을 처분한 것 역시 시간 끌기 식 수사의 표본”이라며 “2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이렇게 처분한 것은 재벌에게만 너그러운 검찰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 수사 결과 사측의 ‘현장관리자 우군화’ 프로젝트 운영 후 금속노조에 소속돼 있던 생산직 직장‧반장이 대거 금속노조를 탈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테크윈지회가 제기한 ‘사측의 조직적 금속노조 와해’ 의혹이 뒤늦게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지역 노동계가 검찰 결정에 불복하며 항고하는 이유다.

경남지부는 “이 사건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벌어졌다 해도 한화그룹 차원의 개입과 지시 없이 이뤄질 수 없기에 검찰의 칼끝이 한화그룹을 향해야 한다는 요구를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형까지 진행된 이 사건 재판은 큰 다툼없이 사측 변호인도 대부분 인정했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증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정식기소한 이들은 실행자에 불과한 3명에 그쳤다는 것은 검찰 기소가 스스로 모순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경남지부는 “이토록 광범위하고 치밀하게 진행된 노조 탄압이 고작 관리자 3명에 의해 벌어졌다는 것은 누가 봐도 믿기 힘든 주장”이라며 “이는 ‘혐의는 인정하나 사익이 아닌 회사를 위해 한 것’이라는 피고인들의 항변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주‧기획‧조력자들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재벌에 의해 자행되는 노골적인 노조 탄압의 악순환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노사 관계 사건에서 검찰이 언제나 재벌과 ‘가진 자’들의 편에 서 있다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재조사와 처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지난 2일 창원지법 형사1단독(오규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측 관계자 3명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전 창원2사업장장 A(63)씨에게는 징역 1년6월, 인사노사협력팀총괄 B(59)씨에게 징역 1년, 노사협력팀장 C(50)씨에게는 징역 10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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