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정부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 차 회의에 참석해 진행한 시정연설에서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의향이라면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추어야 하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혹은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 역할을 수행해 온 문재인 정부에게 ‘같은 편’이 돼 달라는 요구로 읽힌다.
청와대는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 역시 동맹국인 한국이 ‘중재자’임을 자처하는 것이 북한의 입장을 더 고려하겠다는 속내가 아니냐며 우리 측에 서운함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빅딜’을 받아들이도록 한국이 북한을 설득해 주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