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은행권 차입금이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의 차입금이 순차적으로 전액 축소됐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차입금도 50% 이상 줄어들었다.
차입금이란 일정한 기한 내에 원금의 상환과 일정한 이자를 지급한다는 채권, 채무 계약에 따라 조달된 자금을 이르는 말이다.
16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은행권 장·단기 차입금은 지난 2015년말 1조3439억원에서 2018년말 4053억원으로 70% 감소했다.
연도별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은행권 차입금은 2015년 말 1조3439억원에서 2016년 말 6443억원으로 절반으로 줄어든 이후 2017년 말 7625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2018년 말 4053억원으로 다시 대폭 축소됐다.
은행별로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신한은행 차입금이 2016년 전액(330억→0원) 축소됐으며, 다음해(2017년)에는 하나은행의 차입금(10억→0원)이, 2018년에는 국민은행의 차입금(490억원→0원)이 모두 상환됐다. 신한·하나·국민은행의 차입금이 모두 상환된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이들 은행 간에 차입금 거래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은행 차입금 축소는 다른 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의 차입금도 최근 3년간 85%(690억원) 감소했으며, 광주은행 90%(633억원), 농협은행 51%(527억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차입금도 각각 80%(6057억원), 59%(1026억원)씩 줄어들었다.
은행권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은행 차입금 축소를 두고 두 가지 측면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CJ대한통운 주식과 금호아시아나 사옥 등 자산매각을 통해 부채비율 축소에 노력해 왔다”며 “부채비율 축소 과정에서 은행 차입금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2015년 박삼구 전 금호아사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여신을 줄여왔다는 해석이 좀 더 우세하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그룹 재건의 자금줄 역할을 하면서 200~300%였던 부채비율이 2015년말 1000%에 가깝게 증가했다”며 “기업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 은행 입장에서 여신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매각 등도 결국은 채권단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볼 때 은행들이 박삼구 전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 이후 아시아나에 대한 여신 상환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은행의 여신관리는 기본적인 업무이며, 이를 두고 비올 때 우산 뺏는 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