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가 22일 고양시 장항동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정문 앞에서 고양지원의 지방법원 승격과 가정법원 설치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 사법서비스 소외지역을 벗어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이재준 고양시장, 이윤승 고양시의회의장, 최종환 파주시장, 손배찬 파주시의회의장은 이날 대표로 성명을 발표했으며, 경기북부변호사회 이임성 회장, 고양·파주 변호사회와 도의원 시의원까지 대거 참여해 파주·고양 지역의 사법서비스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관련 법률을 조속히 개정해 고양지원을 고양·파주지방법원으로 승격할 것 ▲경기북부를 관할하는 고양·파주 가정법원을 설치할 것 ▲2020년 운영이 종료되는 사법연수원을 법원 청사로 활용할 것 ▲남북교류 시 분쟁을 해결할 특별재판부를 고양·파주 지역에 설치할 것 등을 촉구했다.
성명서 발표는 작년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지방법원 승격 필요성을 주장해온 이재준 고양시장이 지난 3월 관련 조례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고양·파주 연대 필요성을 느껴 파주에 공동성명 발표를 제안했고 파주시와 파주시의회도 취지에 공감하며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다. 여기에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며 가세했다.
이처럼 각계각층에서 한 마음으로 나서는 이유는 150만 고양·파주를 관할하는 법원은 고양지원 단 하나로, 이마저도 지방법원의 분점격인 ‘지원’인 까닭에 주민불편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생활과 밀접한 행정소송, 파산·회생, 단독판사 재판의 항소심을 위해서는 왕복 4시간이 소요되는 의정부지법을 찾아야 한다. 서울에 5개의 지방법원이 있고, 경기 남부에는 수원지방법원에 이어 수원고등법원과 가정법원까지 설치된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고양지원이 관할하는 고양과 파주 두 도시의 인구 수, 사건 수는 어지간한 지방법원과 맞먹는 상황이다. 고양지원이 지방법원이 다루는 사건 중 일부만을 처리함에도 불구하고, 소송 건수는 서울지방법원과 유사하고 청주·제주 지방법원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실정이다.
현재 고양과 파주의 인구 증가율은 타 도시보다 월등히 높으며 파주LCD 단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고양테크노밸리 등 대형 개발사업까지 완료되면 사법수요는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고양시장은 “사법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고양·파주 주민들이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할 수는 없다”며 “고양시와 파주시가 협력 연대해 반드시 지방법원 승격과 가정법원 설치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최 파주시장은 “헌법은 국민 누구나 신속한 판결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고양·파주 주민들은 이러한 권리로부터 소외돼 있다”며 “고양시와 협력해 지역의 낙후된 법률서비스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과 파주시 시장과 의장들은 이날 공동성명 발표 후 김연하 고양지원장을 찾아가 사법서비스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공동성명서는 향후 국회와 법원행정처에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으로 두 시는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