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면서 건설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법 모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일부 건설사들은 공급일정을 뒤로 미루는가 하면, 계약금 비율을 낮추거나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는 건설사도 등장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147가구로 전월 대비 4.2%(2533가구)가 증가했다. 서울 미분양은 지난 3월 770가구로 1440.0% 증가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529가구로 전월 대비 36.3%(2802가구)가 증가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양일정을 연기하거나 계약금을 낮추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아파트 공급 일정을 조율하는 건설사들이 크게 증가했다. 부동산정보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두 달 간 전국에서 7만2700가구의 일반분양이 계획돼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만7928가구) 대비 51.7%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3월 공급 물량(1만821가구)은 지난해 3월보다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인 1만6736가구) 대비 35.3%나 감소했다.
또 계획대로 분양을 진행하는 건설사들은 미분양과 미계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양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한 분양 사업장들은 계약금 10~15% 조건을 내걸고 금융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계약금 비중이 높을수록 건설 초기 자금 확보가 수월해지고, 현금 여력이 큰 수요자를 확보할수록 청약포기 위험도 줄어든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약금은 20%, 중도금은 60% 이내 범위에서 정하도록 돼 있다.
대림산업은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에서 분양하는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 계약금 비율을 15%로 낮췄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의 경우 인기지역인지라 계약금 비율을 크게 낮추진 않았다”면서도 “비인기지역에서 분양가가 9억이 넘을 경우 초기자본 마련이나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져 초기 분양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계약금 비율을 낮추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달 동작구 사당동에 공급하는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 전용면적 59㎡와 84㎡형의 계약금 비중을 낮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여러 가지 안들이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분양가가 얼마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일부 평형 계약금을 10%대로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분양시장의 경우 대호황이었지만, 현재로썬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곤 분양물량이 선착순이나 무순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혼란스러운 시장에선 진행 상황을 보면서 최대한 자기통장을 쓰지 않는 선에서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도금 대출을 줄인 건설사도 있다. 한양은 지난달 동대문구 청량리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단지 ‘동대문 한양수자인192’에서 건설사가 중도금 40% 대출을 알선했다. 한양 관계자는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제도상으로 대출이 불가능해진 점 등을 고려해 보증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