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여윳돈 1조 어디 쓸까…하나금투 추가 증자설 솔솔

하나금융, 여윳돈 1조 어디 쓸까…하나금투 추가 증자설 솔솔

기사승인 2019-05-10 04:00:00

신한금융지주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모색하고 나서면서 하나금융지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 인수에 실패한 하나금융이 1조원의 여유자금을 하나금융투자에 증자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1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한금투에 대한 6000~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한금투에 대한 유상증자는 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확충해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한 목적이다. 

신한금투가 초대형 IB 인가를 획득할 경우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NH농협금융과 KB금융, 신한금융 등 3곳의 금융지주가 자회사로 초대형 IB를 거느리게 된다. 

초대형 IB의 경우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해 자기자본의 200%까지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어음을 발행해 시장에서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증권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또한 초대형 IB가 되면 부동산 투자 한도가 10%에서 30%로 확대되는 점도 경쟁력의 차별화를 불러오고 있다.

NH농협금융과 KB금융, 신한금융이 초대형 IB 육성에 발 빠르게 나서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다. 증권 자회사의 경쟁력이 곧 금융지주의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에 하나금융의 하나금투 증자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이 하나금투의 초대형 IB 인가를 위해 추가 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하나금융은 앞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1조2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을 3조2000억원까지 확대한 바 있다.

하나금투가 초대형 IB 인가를 획득하기 위해 8000억원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하나금융에 발생한 1조원의 여유자금은 증자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앞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해 1조원의 자금은 증자없이 마련할 수 있으며, 올해도 자회사에 대한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세운 2025년까지 그룹의 비은행 이익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전략도 하나금투 증자설에 힘을 보태는 실정이다. 

다만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에 대한 증자는 비단 하나금투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측은 “현재 증권은 물론 카드와 보험 등에 대한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증자 대상을 하나금투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증권가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의 하나금투 증자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6000~7000억원의 증자만으로 초대형 IB인가 획득이 가능한 신한금투와 달리 지난해 증자분까지 총 2조원을 들여 초대형 IB를 획득하는 하나금투의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대형IB 인가를 획득한다고 해서 증권사의 실적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는다”며 “발행어음이 조명을 받고 있지만 크게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이다. 부동산금융이 그나마 돈이 되지만 그마저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 인수합병을 모색하고 있지만 증권사 매물 부족과 자본 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인수자금 문제로 올해 안으로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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