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종 기자의 훈훈한 경제] 주류세 개편 연기…소주값은?

[송금종 기자의 훈훈한 경제] 주류세 개편 연기…소주값은?

기사승인 2019-06-12 13:40:00

김민희 아나운서 ▶ 훈훈한 경제 시작합니다. 오늘도 송금종 기자 나와 있습니다. 송금종 기자, 안녕하세요. 

송금종 기자 ▷ 안녕하세요. 훈훈한 경제 송금종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훈훈한 경제는 어떤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송금종 기자 ▷ 얼마 전 정부가 주류세 개편안 발표를 잠정 연기했습니다. 주류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는 기존 종가세 대신, 술의 용량이나 알코올 농도를 기준으로 삼는 종량세로 바꾸자는 방향에 주류업계 내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탓인데요.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술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소주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주류세 개편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정말 소주 가격은 오르게 될지, 앞으로 주류 가격은 어떻게 정리될지 송금종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송기자, 일단 정부에서 주류세 개편안이 연기되었음을 발표했다고요?

송금종 기자 ▷ 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지난 5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애초 정부가 4월 말이나 5월초 발표를 목표로 삼아 주류세 개편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었지만 현재 지연되고 있음을 말씀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개편안이 왜 지연되고 있는 건지, 그 내용도 함께 발표되었나요?

송금종 기자 ▷ 주종 간, 동일 주종 업계 간 종량세 전환에 이견이 일부 있어, 조율과 실무 검토에 추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마무리되는 대로 개편안을 발표할 것이며, 구체적인 시기는 별도로 공지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거죠. 주류세는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예민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송금종 기자 ▷ 네. 주류세 개편은 50여 년 간 유지된 종가세 체계를 개편하는 작업이라며, 소비자 후생, 주류산업 경쟁력, 통상 문제 등 다양한 측면을 세밀히 짚어봐야 하기 때문에 개편안이 다소 늦어지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부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일단 주류세 개편안은 연기되었는데요. 그렇다면 현행 주류세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살펴보죠.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까?

송금종 기자 ▷ 현재는 출고가가 기준이 돼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이를 술의 용량이나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시키기 위해 주류세 개편안을 준비한 거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정부는 술에 매기는 세금을 기존 종가세 대신 종량세로 바꾸는 안을 검토해 왔는데요. 그 배경도 살펴볼게요. 정부는 왜 개편안을 준비하게 된 겁니까?

송금종 기자 ▷ 현행 과세 체계 하에서 상대적으로 세금이 적은 수입 맥주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산맥주가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해 국내 맥주업계가 국세청에 국내 주류에 대한 역차별을 주장하며 시작이 된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주류세를 종량세로 개편하는 논의는 수입맥주와 국내맥주에 붙는 세금이 달라서 시작된 건데요. 두 맥주의 세금이 얼마나 다른 겁니까?

송금종 기자 ▷ 수입맥주는 수입 시 신고가격에 따라 세금이 매겨집니다. 하지만 국내 맥주는 제조원가뿐 아니라 포장비, 판매관리비, 이윤 등에도 세금을 매기죠. 결국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국산맥주 역차별 논란은, 수입맥주는 신고가가 기준인 반면 국산 맥주는 포장비, 판매관리비 등이 모두 포함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로 인해 나오게 된 건데요. 결국 수입 맥주가 국산 맥주보다 낮은 세금을 냈다는 거죠?

송금종 기자 ▷ 그렇죠. 그 덕에 4캔에 만원씩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맥주시장 판도 자체를 바꿔놓았고요. 한국에 자회사를 세운 수입 맥주 회사들이 낮은 가격으로 덤핑해 수입맥주를 신고하면서 세금을 낮춰왔다는 지적이 나오자, 술의 양을 기준으로 한 종량세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국내 맥주업계가 주류세 개선에 대한 호소를 한 거군요. 

송금종 기자 ▷ 네. 게다가 수입업자가 수입 신고가격 자체를 낮추면 주류세가 더욱 줄어들기 때문인데요. 또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생산된 맥주라면 한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 때문에 관세도 매겨지지 않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는 국산맥주의 제조원가에 이윤과 판매 관리비를 더한 출고가를 기준으로 주류세를 매기지만, 수입맥주에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 신고가격 기준으로 주류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점유율 면에서 볼 때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습니까? 

송금종 기자 ▷ 네. 수입맥주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2012년 8%에서 2019년 30% 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주류세가 종량세로 바뀌면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과세기준도 같아집니다. 주류세 기준이 맥주 1ℓ당 835원으로 바뀌면 캔맥주 500㎖ 1개당 평균 가격이 국산 맥주는 363원 싸지는 반면, 수입 맥주는 89원 오른다고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른 나라 상황도 볼게요. 해외에서는 주류세를 어떤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나요?

송금종 기자 ▷ 다른 나라를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칠레, 멕시코 등 5개국을 제외한 대부분 해외에서 주류세로 종량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대부분의 해외에서도 종량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종량세를 도입하게 되면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에 붙는 세금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요. 그래서 더 논의가 늦어진 게 아닐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송금종 기자 ▷ 맞습니다. 소주 가격이 오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고민에 빠지게 된 건데요. 현재는 비싼 술에 높은 세금을 매기고 저가 술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지만, 종량세로 바뀌면 알코올 도수나 주류의 양에 따라 세금이 부과됩니다. 특히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이 매겨질 경우 낮은 도수인 맥주는 가격 경쟁력이 커지지만, 도수가 높은 소주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개편을 하게 되면 도수에 따라 세금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변화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거죠? 

송금종 기자 ▷ 네. 정부 발표만 봐도, 맥주 업계는 대체로 종량세 개편에 찬성하지만 일부 이견이 있다고 했는데요. 소주, 약주, 청주, 증류주, 과실주 등 업계에서는 종량세로 바뀌면 제조 및 유통, 판매 구조 등에서 급격한 변화가 오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도수가 낮은 맥주 업계에서는 개편안을 무조건 환영할 줄 알았는데, 일부 이견이 있다고요?

송금종 기자 ▷ 네. 생맥주 가격도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일 용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생맥주는 그동안 캔맥주나 병맥주보다 낮은 가격에 출고가가 형성돼 왔는데요. 술 용량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면 가격 인상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의견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맥주 중에서도 생맥주 가격은 오를 수 있는 거군요.

송금종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김동연 전 경제 부총리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종량세로 주세를 개편했을 때 생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은 최대 60% 상승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세금 부과 기준을 양으로 통일시키면 생맥주 세금이 높아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확실히 체크 좀 해보죠. 송금종 기자, 정말 주류세 개편이 이루어지면 서민들의 술이라고 불리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인상되는 겁니까? 

송금종 기자 ▷ 일단 정부는 주류세를 개편하더라도 지금의 소주와 맥주 가격은 변동이 없게 하겠다는 전제는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업계와 조율할 부분이 있지만 가격 변동이 없다는 기본 원칙은 계속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당장 소주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면 여론이 안 좋아질 테니, 정부로서는 국민과 업계 모두를 만족시키는 묘안을 찾겠다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잘 될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송금종 기자 ▷ 네. 오히려 이런 이상론 때문에 주류세 개편 자체가 꼬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민 술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주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런 원칙 자체가 종량세 체계 도입에 부합하기 어렵고 개편이 어려워지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어 놓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거군요.

송금종 기자 ▷ 네. 주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국민을 설득해 나가야지 비난 여론만 피하려는 자세로 일관하면 제대로 된 주세 개편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담뱃세처럼 대폭이 아닌 합리적 수준의 인상이라면 사회적 논의를 통해 주류세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결국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어요. 그렇다면 주류세 개편 시도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까지 있는 건가요? 

송금종 기자 ▷ 정부 발표 당시, 주류세 개편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대한 개편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주류세 개편 취소 여지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일단 정부는 주류세 개편안을 연기했고, 개편 취소에 대한 여지가 열려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이번 개편안 연기로 가장 큰 실망감을 드러낸 곳이 있다고요? 

송금종 기자 ▷ 네. 바로 수제맥주 업계입니다. 한국수제맥주 협회는 정부가 5월 초 발표 예정이라는 약속에 이어 무기한 지연하겠다는 발표까지 했다며, 종량세 전환을 믿고 투자한 업체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왜 수제맥주 업계에서 실망을 하는 건지, 그 이유도 살펴볼게요. 

송금종 기자 ▷ 현재 수제맥주 업체들은 종가세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제맥주는 프리미엄 제품이라 재료비가 일반 맥주보다 높기 때문에 출고가가 높은데요. 그 때문에 세금이 많이 붙고 가격이 비싸 수입 맥주와 일반 맥주에 밀린다는 주장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 좀 더 다른 상황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겁니까?

송금종 기자 ▷ 현재 소매점에서 4000~5000원에 판매되는 국산 수제맥주 제품은 500mL 1캔 가격이 1000원 이상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업계는 국산 캔 맥주 500㎖ 가격은 약 363원 저렴해지고, 수입맥주는 약 89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수제맥주 가격 인하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수제맥주 업계 입장에서는 종량세를 주장하고 있는 거군요. 

송금종 기자 ▷ 네. 수제맥주 분 아니라 전체적으로 국내 맥주업계는 주류세가 종량세 방식으로 개편되면 수입맥주에 비해 떨어지던 가격 경쟁력을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맥주업계 입장이 그렇다면, 소주업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살펴볼게요. 일단 소주는 맥주보다 도수가 높으니까, 주류세 개편이 이루어지면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거죠?

송금종 기자 ▷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높은 반면 판매가격은 싼 편입니다. 그래서 주류세의 과세기준에 알코올 도수가 들어가면 맥주 등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은데요. 예를 들어, 증류주에 알코올 도수 15도를 기준으로 1ℓ당 500원씩 과세하고, 도수가 1도 오를 때마다 100원을 추가한다면, 알코올 도수 17도인 소주 1병에 주류세 700원이 붙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현재 매겨지는 세금은 얼마나 됩니까?

송금종 기자 ▷ 지금은 소주 1병당 과세표준 507.7원에 세율 72%를 적용해 주류세 365.5원을 매기고 있습니다. 

(참이슬)

김민희 아나운서 ▶ 종량세 방식으로 개편하게 되면, 소주에 붙는 주류세가 늘어나니 맥주에 가격 경쟁력이 밀릴 수 있는 건데요. 또, 주류세 개편안이 연기되면서 맥주와 소주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요.

송금종 기자 ▷ 네. 가격 인상을 주류세 개편 이후로 미뤄왔던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맥주와 소주 1위 업체 두 곳이 가격을 인상 한 바 있는데요. 맥주 시장 1위 맥주는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고, 소주 업체 역시 공장 출고가격을 6.45% 인상했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 역시 적극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리해보면, 정부가 주세 개편안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소주냐 맥주냐 주종별로 이해관계가 달라서라고 볼 수 있을까요?

송금종 기자 ▷ 결국은 그렇습니다. 국산 맥주 업계는 종량제에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수입 맥주 업계는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달갑지 않은 거죠. 또 소주와 청주, 증류주, 과실주업계 역시 종량세 전환 시 유통이나 판매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가 50년 만에 주세법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했지만 돌연 발표 시점을 연기했어요. 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그런 데다, 주세 개편으로 일부 주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정부가 여론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국내 주류 업계의 피해는 최소한으로 진행해야 하겠죠. 주류세 개편 관련 내용으로 함께 한 훈훈한 경제 마칩니다. 지금까지 송금종 기자였습니다.

송금종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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