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만성질환자의 복약순응률은 매우 높은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의 경우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 약을 제때 챙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암환자에서도 나타났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행태의 변화에 따른 질병 예측 및 질병 부담 추계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6년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통해 의약품 복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관절병증을 제외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에서 환자들은 80% 이상의 높은 의약품 복용률과 90% 이상의 높은 복약순응률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기준 고혈압 환자 의약품 복용률은 93.5%로 확인됐다. 복약순응률은 95.8%로, 전년도 대비 1.9%가량 증가했다.
고혈압 환자의 성별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남녀 모두 2012년에 크게 올랐다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15년 이후 다시 증가했고, 2016년 기준 남성과 여성의 복약순응률은 각각 95.9%, 95.6%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의 의약품 복약불순응의 주된 이유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55.0%)’였다. 이어 ‘증상이 완화되어서(24.4%)’, ‘약을 자꾸 먹으면 몸에 나쁠까봐(12.8%)’ 순으로 조사됐다. 의약품 복약불순응 이유 중 ‘효과가 별로 없어서’ 복약을 중단한 경우는 1.0%에 불과했다.
18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의약품 복용률은 2009년부터 계속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2014년 이후 증감을 반복해 2016년에는 93.7%를 보였다. 복약순응률은 2012년 이후 일정한 경향을 보였는데, 2015년 이후 증가해 2016년에는 95.9%이고, 전반적으로 높은 복약순응률을 보였다.
2016년 기준 당뇨병 환자의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65세 미만 연령대가 65세 이상 연령대보다 낮았다. 또 이들의 소득 수준별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남녀가 다르게 나타났는데, 남자의 경우 중위소득일수록 복약순응률이 낮았다.
당뇨병 환자의 의약품 복약불순응의 주된 이유는 역시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77.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약을 자꾸 먹으면 몸에 나쁠까봐 (7.2%)’, ‘증상이 완화되어서(5.7%)’ 순으로 나타났다.
18세 이상 고지혈증 환자의 의약품 복용률은 2009년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데 반해,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증감을 반복하면서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6년 기준 고지혈증 환자의 연령별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65세 미만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소득 수준별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남녀가 비슷하게 중위소득에서 가장 낮게 나타나는 ‘∪’ 자형 분포를 보여 소득 수준 2분위와 3분위에서 복약순응률이 낮음을 알 수 있엇다.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95.0%, 복약불순응 률은 5.0%였다. 불순응의 주된 이유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50.6%)’였으며, 이어 ‘증상이 완화되어서(38.9%)’, ‘효과가 별로 없어서(4.8%)’ 순으로 조사됐다.
가장 낮게 나타난 의약품 복약불순응 이유는 부작용으로 인해 복약을 중단한 경우로서, 1.1% 정도였다.
18세 이상 관절병증 환자의 의약품 복용률은 2009년 크게 증가했다가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2015년 이후 계속 감소했다.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증감을 반복하다 2013년 이후 일정 수준을 유지했고, 2016년 크게 증가했다.
2016년 기준 의약품 복용률은 58.4%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82.1%로 전년도 대비 12.0% 증가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의 의약품 복용률 및 복약순응률이 80% 이상인 데 비해 관절병증 환자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2016년 기준 연령별 관절병증 환자의 의약품 복약순응률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65세 미만 연령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남성에서 더 두드러졌다.
관절병증 환자의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82.1%, 복약불순응 률은 17.9%였다. 다른 만성질환자의 복약불순응률(고혈압 4.2%, 당뇨병 4.1%, 고지혈증 5.0%)에 비해 관절병증 환자의 의약품 복약불순응률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의 복약불순응의 주된 이유는 ‘증상이 완화 되어서(68.5%)’였으며, 그다음으로 ‘효과가 별로 없어서(11.5%)’, ‘약을 자꾸 먹으면 몸에 나쁠까봐(9.1%)’ 순으로 조사됐다.
심장질환자의 의약품 복용률은 2014년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복약순응률 또한 증감이 반복되다가 2014년 약간 감소한 이후 다시 증가했다.
이들의 복용률은 80.9%로 전년과 동일했고, 복약순응률은 97.8%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자의 의약품 복약불순응의 주된 이유는 ‘증상이 완화되어서(51.0%)’였으며,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40.2%)’, ‘기타 (8.8%)’ 순으로 확인됐다.
허혈성심장질환자의 의약품 복용률은 86.0%로 전년 대비 1.6%p 감소했으며, 복약순응률은 97.8%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했다.
허혈성심장질환자의 의약품 복약불순응의 주된 이유는 ‘증상이 완화되어서(49.4%)’였으며,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38.9%)’, ‘기타(11.7%)’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30세 이상 뇌혈관질환자의 의약품 복용률은 76.7%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97.5%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연령별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전체적으로 65세 미만 연령대에서 더 높았고, 소득 수준 5분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복약불순응의 이유로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61.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증상이 완화되어서(35.8%)’, 기타(2.6%)’의 순으로 높게 집계됐다.
악성신생물 환자의 의약품 복용률은 2009년 크게 증가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다 2014년 또 한 차례 증가한 후 다시 감소했다.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증감을 반복했으나, 변화가 크지 않았다. 2016년 기준 의약품 복용률은 49.3%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의약품 복약순응률은 97.6%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악성신생물 환자의 의약품 복약불순응의 주된 이유는 역시 ‘약 먹는 것 을 잊어버려서(61.6%)’였으며, 이어 ‘증상이 완화되어서(38.4%)’로 나타났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