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요코하마주립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가지고 탈모인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감자튀김이나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만들 때 사용되는 소포제인 디메틸폴리실록산(DMPS)이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확인된 것. 일부 탈모인은 ‘좋아하는 감자튀김 맘껏 먹으면 탈모도 해결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겠다’라며 기뻐했지만, 탈모 전문가들은 연구 결과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수원맥스웰의원 허양회 원장은 “고지방과 고탄수화물로 이뤄진 패스트푸드는 탈모뿐 아니라 모든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기름에 튀긴 음식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증가 시켜 모근의 활동을 어렵게 하며, 밀가루 등 정제된 식품은 인슐린 분비를 높여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지방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남성호르몬이 주요 요인인 남성형 탈모, 가장 지혜로운 해결 방법은 증상 초기 의학적 치료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 대부분은 남성형 탈모를 겪고 있을 것이다. 남성형 탈모는 탈모증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증상으로, 앞이마나 정수리의 굵고 건강한 모발이 점점 솜털로 변하면서 탈모 부위가 확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카락이 한 번에 빠지는 다른 탈모증과는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연모화 과정을 거치며 탈모가 진행되는 이유는 남성형 탈모 발생의 주요 요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남성형 탈모의 주 요인으로 확인된 것은 나이, 남성 호르몬, 탈모 유전자로, 이 중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와 결합해 생성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은 모발의 생장주기 중 휴지기를 길게 만들어 모발을 점점 가늘고 짧게 만든다. 또한 5알파 환원효소는 주로 앞머리와 정수리에 활성화 되어 있어, 남성형 탈모는 앞머리나 정수리에서부터 시작되고 이 부위에서만 탈모가 진행된다.
남성형 탈모는 여러 단계를 거쳐 서서히 증상이 악화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의학적 치료다. 특히 효과를 따져봤을 때 증상 초기부터 시행하는 것이 도움 되므로, 탈모가 의심되는 증상이 발견되면 빠른 시일 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남성형 탈모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는 ▲하루에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는 증상 ▲앞머리와 정수리의 모발은 가늘어지는 반면 가슴과 턱수염은 굵어지는 증상 ▲이마선이 뒤로 밀리고 정수리가 휑해지는 증상 등이 있다.
◇모발 성장 촉진시키는 약물 치료, 모든 단계의 탈모에서 권장... 중증 이상의 탈모는 모발이식 고려해야
남성형 탈모를 진단받으면 의학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의학적인 탈모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모발이식 수술로 나뉘며, 탈모 단계에 따라 권장되는 치료법이 다르다. 초기와 중기의 탈모에서는 약물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는 형태로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대표적이다.
중증 이상의 탈모나 약물 치료로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는 모발이식 수술이 권장된다. 모발이식 수술은 탈모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의 모낭을 채취하여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공여부 우성의 법칙에 따라 이식된 모발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만, 기존의 모발에서는 탈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수술 후에도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위해 약물 치료는 지속해야 한다.
허양회 원장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탈모 역시 초기에 증상을 발견하여 관리를 시작하면 만족할만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효과가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속설이나 민간 요법에 먼저 의지하면 치료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으므로, 탈모 의심되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후 그에 맞는 의학적인 치료를 통해 풍성한 모발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