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성폭력 사건’의 주요 인물로 꼽히는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구속됐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성폭력 혐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강간치상 및 무고 등의 혐의로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됐다”며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윤씨는 여성 이모씨를 폭행·협박해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든 뒤 지난 2006년 10월~2008년 2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영장에는 윤씨가 김 전 차관과 함께 이씨를 지난 2007년 11월13일 성폭행했다는 혐의도 적시됐다.
앞서 성폭력 혐의로는 김 전 차관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수강간 등의 시효가 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간치상 시효는 발병 시점 기준으로 15년이다. 이씨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지난 2013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기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김 전 차관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후 검찰 조사를 일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해왔다.
다만 윤씨가 구속됨에 따라 김 전 차관이 대응 전략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협조적이었던 윤씨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차관과 윤씨의 진술이 갈리는 부분도 있다. 김 전 차관은 동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윤씨는 지난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별장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은 김 전 차관이 맞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그동안 윤씨를 알지 못 한다고 지속 부인해왔으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는 “윤씨를 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