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한국영화 해외진출 도전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결실을 맺었다.
지난 26일 CJ ENM에 따르면 기생충은 현지시각 25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CJ ENM은 기생충의 투자·배급사로 지난해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와 125억원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기생충은 192개국에 선판매되며 영화 ‘아가씨’의 176개국 기록을 넘은 상태다.
CJ그룹에서는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이 자사 한국영화 해외진출의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CJ그룹은 1990년대부터 해외에서도 통하는 한국영화를 만들겠다는 꿈으로 영화산업에 진출했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독립한 CJ는 기존 사업과 전혀 접점이 없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을 주력 사업 분야로 결정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영화사업을 이끈 주역이다.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인 삼성아메리카의 이사로 재직하던 중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계약을 맺었다. 1995년에는 이재현 회장과 함께 3억 달러를 투자해 아시아 배급권(일본 제외)을 따내며 본격적인 영화 엔터테인먼트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CJ그룹은 1998년 강변 테크노마트에 국내 첫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를 선보이며 영화관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 국내 영화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2000년에는 영화배급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본격적인 영화 배급 사업을 시작했다.
첫 결실은 2009년 영화 ‘해운대’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성과를 거둔 CJ는 이듬해인 2009년과 2010년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 직접배급 사업을 시작하며 국내영화의 해외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후 이 부회장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통해 박근혜 정부로부터 퇴진을 종용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가 일선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5년만인 지난 22일 열린 기생충의 공식 상영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엔딩 크레딧에 직접 이름을 올렸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