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끊임없이 있던 분양가 고무줄 논란 등을 의식해 분양가 심사기준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UG 관계자는 “현재 서울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분양가 심사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행 심사기준을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이르면 다음 달까지 개선안을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앞서 HUG는 '보증 리스크 관리'라는 명분을 앞세워 서울 25개구, 경기 과천, 광명, 하남, 성남 분당구, 세종,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분양보증서 발급에 앞서 분양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때 인근 지역에서 1년 전 분양된 아파트가 있을 경우 직전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가격을 제한한다. 또 만약 1년 전 분양된 아파트가 없는 경우 직전 분양가의 최대 110%까지 인상을 허용한다.
HUG 분양보증서가 없으면 지방자치단체 분양승인에도 문제가 생기고, 금융권의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사실상 분양가 통제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서울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HUG 분양가 심사와 관련한 형평성 논란은 지속돼 왔다. 일례로 이달 초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 '방배그랑자이'는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주상복합 등 제외) 기준 최고가인 3.3㎡당 평균 4657만원에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이달 말 일반분양이 예정됐던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래미안 라클래시'는 HUG가 올해 4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포레센트' 일반분양가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앞서 분양한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분양가는 3.3㎡당 4569만원 수준으로 서초구 방배그랑자이(3.3㎡당 4687만원)보다 낮다.
HUG는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내달까지 분양가 심사 방식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6년 8월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해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 기준' 마련 이후 처음으로 제도 개선에 들어가는 것이다.
HUG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시점이 정해진 건 아니고 최대한 내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형평성 논란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의견들에 귀 기울이고 좀 더 합리적인 기준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