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병철 “화제작만 참여? 감사하게 생각… 앞으로도 그랬으면”

[쿠키인터뷰] 김병철 “화제작만 참여? 감사하게 생각… 앞으로도 그랬으면”

김병철 “화제작만 참여? 감사하게 생각… 앞으로도 그랬으면”

기사승인 2019-06-08 07:02:00

‘태양의 후예’부터 ‘SKY 캐슬’을 지나 ‘닥터 프리즈너’까지…. 화제작 속에는 그가 있었다. 배우 김병철의 이야기다. 김병철은 여러 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역할을 소화하며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작품이 끝날 무렵 시청자는 드라마 속 역할 명으로 김병철을 기억한다. ‘도깨비’ 이후 극중 대사에서 나온 ‘파국이’라는 별명이 오래도록 그를 따르고 있고, ‘SKY 캐슬’의 차민혁, 차 교수도 마찬가지다. 김병철이 그려내는 캐릭터가 그만큼 선명한 덕분이다.

얼마 전 종영한 KBS2 수목극 ‘닥터 프리즈너’는 김병철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김병철은 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 시청자를 만났다. 그가 연기한 의료과장 선민식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주인공인 나이제(남궁민)와 반목과 타협을 거듭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닥터 프리즈너’가 끝난 후 서울 학동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병철은 “4개월 동안 적지 않은 분량을 촬영하며, 큰 문제없이 작품을 마무리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첫술에 만족하진 않지만 안정적으로 끝마친 것 같다”며 “몇 번 더 (주연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벼운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주연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예전과 크게 다르진 않았어요. 다만 극 중에서 분량이 늘어난 만큼 만나게 되는 인물도 많아진 게 차이점이었죠. 그러면서 제 역할만 잘한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연은 작품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주연을 맡는다는 건 책임감이 커진다는 이야기와 같아요.”

‘SKY 캐슬’의 차민혁과 ‘닥터 프리즈너’의 선민식은 언뜻 보기에 비슷한 구석이 많다. 타인에 대한 우월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고, 누구보다 신분상승과 권력유지에 대한 욕심이 크다는 점이 그렇다. 하지만 김병철이 연기한 두 캐릭터는 확연하게 달랐다.

“차민혁과 선민식, 두 캐릭터가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차별점을 고민했죠. 차민혁이 하는 행동은 위법적인 면이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위법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죄의식이 없죠. 하지만 선민식은 자신이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죠. 또 선민식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일 수 있는 유연함이 있는데, 차민혁은 그렇지 않아요. 이러한 태도의 차이를 두고 선민식을 만들어 나갔어요.”

김병철은 참여하는 작품마다 화제성이 뜨거운 배우 중 하나다. 이에 관한 비결을 묻자 “운이 좋을 뿐”이라는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단지 잘 만들어진 작품에 자신이 함께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병철은 “그런 부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보였다.

“제가 드라마의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품의 완성도가 좋았기 때문이에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작품이 좋았기 때문에, 제가 맡은 역할도 시청자에게 인상적으로 남은 거죠. 주목받기 전이나 지금이나 연기하는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2003년 영화 ‘황산벌’의 단역으로 시작해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약 15년간 꾸준하게 연기해온 김병철은 지나온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뒤를 돌아보기보다, 현재의 자신과 작업에 집중하는 성격 덕분이다.

“연기는 결국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하는 작업이에요. 인간의 행동을 직접 다루죠. 제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세상에 제가 모르는 삶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게 무엇인지 궁금했고 경험해보고 싶었죠. 연기는 제가 모르는 삶을 직접 살아볼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어요. 앞으로도 이런 맥락에서 인간의 행동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다르게 말하자면, 흔히 이야기 하듯이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선보이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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