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마카오로 여름휴가를 떠난 직장인 A씨는 외교부로부터 문자를 한 통 받았다. 고수익 알바로 유인해 구매대행이나 대리결제 등을 요구하는 취업사기에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실제로 현지에서 이와 유사한 권유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알고 보니 그들은 보이스피싱 범죄일당이었다.
휴가시즌을 맞아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홍콩은 한국과 거리가 가깝고 물가가 저렴해 ‘혼행’(혼자 가는 여행) 하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관광지인 마카오도 홍콩에서 배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어서 일정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 곳 마카오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한 신종 불법 취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마카오에서는 올 초부터 구매대행을 하면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인 뒤 통장을 보이스피싱 범죄에 활용하는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기꾼들은 일자리가 없는 사람을 노린다. 수법을 보면 우선 구매대행 고액아르바이트라고 광고한다. 지원자가 나오면 해외겸용 통장과 체크카드를 가지고 마카오로 입국하도록 유인한다. 그런 다음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연루된 돈을 통장으로 송금하고 피해자에게는 명품시계나 보석을 이 카드로 구매하게 시킨다.
계좌가 불법자금 세탁과 인출 경로로 이용되는 것. 그러다 계좌가 금융사기 연루 혐의로 지급 정지되면 범인들은 돈을 주지 않고 도주하는 식이다. 피해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통장이나 카드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다. 대포통장을 양도하거나 대여하면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한다. 만일 취업사기에 연루됐다면 경찰에 즉시 신고하고 현지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마카오 현지에서 횡행하는 사기수법”이라며 “우리 여행객 가운데 피해가 접수된 사례가 있어 출국 전 주의사항을 안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