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부채관리 대응, 빈집활용 대책, 기술발전에 대한 연구가 미래 부동산 시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는 19일 창사 20주년을 맞아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부동산 포럼 2019’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10년 후 대한민국 부동산’을 주제로 국내 주택·부동산 시장의 중장기 전망과 일본 사례를 통해 앞으로 직면할 현안들을 짚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종합토론에서는 이상영 명지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손정락 KEB하나은행 부동산금융부 박사,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 파트너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부채관리 문제 부각될 것” = 손정락 KEB하나은행 부동산금융부 박사는 국내 주택시장의 중장기 이슈로 부채관리의 문제가 부각될 거라 내다봤다. 손 박사는 “주택시장엔 유동성 등 투자수요가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라며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향후 부채에 연관된 수요를 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파악할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부채 관리수단이 정교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도가 점차 낮아질 수 있다”며 “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구조, 타국 대비 높은 자영업 비중 등을 감안해 주택 매입부담을 완화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출과 상환능력 관리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빈집 활용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손 박사는 “주택수요는 서울, 수도권 등 인기 지역 위주로 몰리는 현상이 있다. 그런 흐름에서 비수도권이나 중소도시는 빈집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고령화 문제 등을 봤을 때 더 부각될 텐데 대응에 있어서 빈집활용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각 지자체마다 빈집 재고확인이 이뤄지고 국가단위로 빈집 통계가 데이터화돼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신도시 개발보다 지방 구도심 활력화에 초점 맞춰야” =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주택정책 방향은 신도시 개발이 아니라 구도심의 재생 및 활력화에 초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송부장은 “올해 주택보급률이 10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소멸위험지역은 지방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중요한 주택정책 방향은 신도시 개발이 아니라 구도심의 재생 및 활력화에 초점을 둬야한다”며 “거점도시의 전문화를 통해 인구소멸 가능성을 방지하는 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국내주택시장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로 시장 상황에 대한 수요자와 공급자의 각기 다른 반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국내 주택시장은 주기적 변동이 크게 나타난다. 그 이유는 공급자 측면에선 비탄력적이고 수요자 측면에선 탄력적인 반응 때문이다”라며 “공급자 입장에서 한 번 착공일어나면 2~3년 후엔 준공과 입주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수요자 입장에선 매년매월 구매심리가 바뀐다. 심지어 오늘 어떤 정책이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심리 차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선분양제도를 꼽았다. 송 부장은 “문제 발생 원인은 1984년 이후부터 도입된 선분양제도”라며 “선분양제는 대규모 공공주택 중심으로 단기간 내 공급하는 분양체제라서 경기 좋을 땐 건설사 중심으로 공급이 늘었지만 반대로 경제 위축 시 급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시장 기술발전 가장 더뎌…기술연구 뒷받침돼야” =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파트너는 미래엔 기술 발전 등으로 부동산 구매 심리요인이 지금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나 민간업체 차원에서 기술에 따른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파트너는 “지금까진 입지, 빠른 정보, 자금 확보 등이 부동산 구매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었지만 향후 10년 후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며 “현재 주택시장에서 이슈화 안 된 부분이 기술발전에 있다. 4차 산업혁명 등이 주택부동산시장에서 어떤 영향 미칠지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선 스마트시티가 현재 화두다. 인프라와 도시가 개별 분리가 됐었다가 일원화되는 과정에 있다”며 “모빌리티에 따라 주택 입지나 공간선정기준이 바뀌면 직주근접에 대한 부분도 파괴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시장이 공급자, 디벨로퍼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