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책] ‘메이크 타임’ vs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책 vs 책] ‘메이크 타임’ vs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기사승인 2019-06-26 05:00:00


돌아보면 후회다. 그때 그렇게 말할 걸, 남는 시간을 놀지 말고 이렇게 보낼 걸 하는 종류의 후회들은 이미 흘러가서 떠올려봤자 돌이키기 힘들다. 앞으로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간을 낭비하고 중요한 순간에 생각지도 않았던 말을 내뱉는 동물 아니던가. 그게 정말 마음먹은 대로 바뀔 수 있는 문제일까.

오랫동안 포기해온 질문에 정면 도전한 저자들이 있다. 일본인 정신과 의사는 자신을 화나게 하는 상대를 예의 바르게 제압하는 방법에 대해 적었다. 상대의 유형을 파악하고 특정 상황에서 써먹을 만한 한마디 말을 정리해놓았다. 두 명의 미국인 디자이너는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는 방법을 적었다. 독자들에겐 이 두 권의 책이 후회의 연쇄작용을 끊어내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 ‘메이크 타임’

항상 너무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겐 늘 해야 할 일들, 늦춰선 안 되는 일들이 가득하다. 새로운 정보와 메일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처리했어야 하는 일도 산더미다. 넋 놓고 가만히 있다간 빠르게 달려가는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질까 걱정이다.

구글 디자이너 출신의 두 저자 제이크 냅과 존 제라츠키는 21세기 현대인들이 이전보다 더 바빠진 이유를 두 가지로 분석한다. 하나는 ‘비지 밴드왜건’이다. 현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매 순간을 빽빽이 채워 살게 되고, 속도를 늦추면 따라잡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피니티 풀’이다. 무언가가 빠져나가면 새로운 것으로 끊임없이 채우는 일을 뜻한다. 이미 다 읽은 인터넷 게시판을 계속 새로고침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저자는 시간과 집중력,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일과 삶의 시간관리법으로 ‘하이라이트, 초집중, 에너지 충전, 돌아보기’의 4단계 프로세스와 87가지 전술을 제시한다. 목표한 일이 무엇이든 실행할 시간을 만들어주고 삶을 능동적으로 꾸리고 자신만의 중심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마법 같은 주문이다.


△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일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정신과 의사 중 한 명인 가타다 다마미는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이나 매번 화를 내는 상사에게 ‘언어폭력’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공격을 받았을 때 그냥 참고 견디면 안 된다”는 명제는 그가 의사로서 강조하는 점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너무 화가 나는 상황에서 말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현명하게 되받아치는 기술을 전수하려고 마음먹었다. 상대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방법과 방패로 쓸 수 있는 효과적인 말 기술 등이 책에 담겼다.

구체적으로 미러링을 연상시키는 반사하기 작전부터 사오정처럼 반응하기, 화살 피하기, ‘한 단계 위’에 서기, 주위를 내 편으로 만들기 등등 직접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작전과 멘트들이 풍부하게 적혀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주옥같은 대사들을 책장에 저장해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이지 않을까.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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