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신동주 전 롯데 부회장과의 주주총회 다툼에서 다시 한 번 승리했다.
26일 롯데홀딩스는 일본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2019년 정기총회에서 ‘이사 5명 선임건’ 등 회사가 제안한 4개 안건을 모두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했다.
안건 통과에 따라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이사직에 재선임됐다. 2015년 7월 롯데홀딩스 대표에 오른 후 4년 만이다.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한 과도기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4%만을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주요 계열사를 지주 밑으로 두는 지배구조를 구축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을 계기로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측의 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본인의 이사선임 안건을 제출했으나 주주 반대표에 막혔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에게 화해를 통한 롯데그룹의 구조조정을 제안하고 있다. 매출이 4조원 수준인 일본 롯데는 자신이 경영하고, 매출 100조원 수준인 한국 롯데그룹을 신 회장이 경영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 복귀가 가로막히면서 사실상 사면초가 상태다. 일본 롯데를 경영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신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을 겪으면서 주주들과 직원이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