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을 이용한 소비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형 배달앱 업체들의 ‘승자독식’을 위한 마케팅이 과열되고 있다. 이에 외식업계에서는 자체 앱 강화를 통한 탈(脫) 플랫폼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커지는 시장, 커지는 불협화음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2017년 15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배달앱 시장 규모는 이 중 5조원대로, 2013년 3600억원 대비 열 배 이상 몸집이 커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브랜드에 앱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형 배달어플리케이션 이용이 더욱 편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외식업체와 협업을 통해 공격적인 가격 할인 이벤트로 인해 신규 고객 유치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디지털 미디어 랩사인 DMC미디어가 최근 6개월 내 배달앱 경험자 290명을 조사한 결과 50.3%가 ‘배달 앱을 한 달에 1∼2회 이용한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1∼2회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0.3%, ‘일주일에 3∼6회 이용한다’는 응답자도 3.4%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의 80% 이상이 배달 앱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그러나 급성장의 이면에는 배달앱과 가맹점주간의 불협화음도 있었다. 높은 배달 수수료와 브랜드 노출비용 등 가격·수수료 부담이 가맹점과 소비자들에 부가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배달앱 가맹점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 가맹점이 배달앱에 지불하고 있는 수수료 적정도는 100점 만점에 38.9점에 불과했다. 주요 배달앱인 배달의민족, 배달통, 요기요 모두 40점을 넘기지 못했다. ‘적정하다’는 의견은 14.6%였으며 ‘과도하다’는 응답은 55.9%로 절반을 넘어섰다.
◇ ‘탈(脫) 고래’는 아직 요원
이에 따라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자체 앱을 개발해 소비자들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그 동안은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컸지만 수수료 부담을 줄여 소비자 혜택을 늘릴 수 있고,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쉽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4월 자체 어플리케이션인 ‘교촌 1991’을 선보였다. 해당 앱은 출시 78일만에 누적 이용금액 50억원, 누적 주문 수 20만건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해당 앱은 전용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해 구매에 따라 포인트가 제공되며, 포인트로 경품 이벤트, 후원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에 참여할 수 있다.
맥도날드는 이달 1일 '맥도날드 앱'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앱은 고객에게 이벤트와 할인 프로모션, 모바일 쿠폰, 신제품 등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7일까지 빅맥을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기도 했다.
2011년 선보인 롯데리아의 모바일 앱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을 달성했으며, 월평균 주문 건수도 27만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GPS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인근 매장 또는 원하는 매장에서 주문 후 제품을 받을 수 있는 ‘퀵 오더’, 오프라인 이벤트와 할인 쿠폰 저장 기능의 ‘스마트 쿠폰’ 서비스도 더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앱은 (기존 대형 앱 플랫폼보다) 소비자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수수료를 고객 혜택으로 돌릴 수 있다”면서 “가맹점에는 추가적인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등 부담이 없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탈(脫) 배민, 요기요는 이용 고객이 워낙 많아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그 수요도 가져가되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차원이 크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