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삼청점 1호 손님이 되고 싶어서 어제 저녁 9시부터 기다렸다”
5일 오전 9시께 찾은 블루보틀 2호점인 삼청점은 정식 오픈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줄이 늘어서 있었다. 1호점인 성수점 때처럼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지만, 여전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1호점과 가장 다른 것은 깔끔한 흰 색의 외부 인테리어, 그리고 대기자들을 위한 차양막이었다. 정식 오픈 시각인 10시를 앞두고 손님들은 차양막 아래에서 햇빛을 피하고 있었다. 지난 5월 햇빛 아래에서 더위를 호소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블루보틀 삼청점의 1호 손님은 서울 수유동에 사는 강현우(21) 씨였다. 강 씨는 “어제(4일) 오후 9시에 도착했다”면서 “1호점 때에는 4등이었는데 이번에는 꼭 1호 손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3호점(강남) 역시 1등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블루보틀 삼청점이 자리한 삼청동 북촌로는 경복궁과 창덕궁,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등이 밀집한 지역이다. 성수점과 마찬가지로 일본 건축가 조 나가사카가 직접 설계한 2호점은 흰색을 강조한 현대적 외관에 3층 구조로 꾸며졌다.
2호점 본관 오른편에는 기존에 있던 작은 한옥을 리뉴얼한 별관이 존재한다. 별관은 추후 예약제를 통한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며, 정확한 시기와 가격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벽 전체에 자리한 창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정면으로 보였으며, 바닥재인 회색 벽돌이 창 밖으로 이어지며 안팎이 연결돼있는 느낌을 줬다. 1층에서는 굿즈와 푸드만을 주문·구입할 수 있다.
2층 역시 커다란 창이 눈에 들어왔다. 창밖으로는 삼청동 특유의 고즈넉한 기와집을이 이어져있었다. 1층과는 다른 방향으로 내어진 창을 통해 각각 다른 삼청동을 볼 수 있었다. 한쪽 벽면은 회색벽돌 인테리어로 블루보틀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란 병이 그려져있었다. 벽 앞에는 서서 음료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작은 바(Bar)가 설치돼있었다.
3층은 1·2층과는 달리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구성됐다. 바 테이블과 야외 테라스가 위치해있었다. 음료를 제조하는 바 뒤쪽으로는 커다란 창을 통해 경복궁이 눈에 들어왔다. 각 층마다 다른 방향을 통해 삼청동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했다는 인테리어다.
다만 1층과 2층, 3층 모두 앉아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부족했다. 1층에는 기다란 테이블 형태의 좌석이 하나, 의자가 6개였으며 2층은 둥그런 코르크 형태의 의자가 두어개 남짓했다. 3층에는 그나마 몇 석의 테이블이 있었지만 사실상 블루보틀 삼청점에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인원은 20명 남짓해 보였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CEO는 “블루보틀 삼청점은 기존 건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리모델링한 공간”이라면서 “건축을 이어가는 것은 철학을 이어간다는 블루보틀의 철학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삼청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브라이언 미한 CEO는 “삼청동은 한국의 정취가 있는, 전통이 있는 공간”이라면서 “커피에 있어 전통과 장인정신을 추구하는 블루보틀 철학과 잘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삼청동의 일원이 된 만큼, 상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