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번지면서 중소상공인 역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마트협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서울상인연합회 등 총연합회 소속 대표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김성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은 “오늘부터 전국 자영업자들이 모든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아베 정권과 일본 정부가 각성하고 무역보복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일본제품에 대한 무기한 판매 중단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대한민국을 때리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지금도 일본의 식민지인 줄 아느냐”고 비판했다.
총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나라 유통시장 곳곳에 만연한 일본제품이 한순간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자영업자들은 일본 제품 판매중지로 과거사에 대해 일말의 반성도 없는 일본 정부를 향해 던져지는 작은 돌멩이가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민 마트협회 회장도 “일본 정부가 '안전보장상의 이유'를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과거 일본의 침략행위에서 발생한 위안부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보복임을 이미 아베 총리가 간접적으로 시인하고 있다”면서 “우리 자영업자들은 매출하락과 이익 축소의 두려움을 넘어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국민된 도리를 생업 현장에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현재 도매시장에서 담배, 맥주, 주류 등 일본산 소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소비자들이 대체 상품으로 구매한다 하더라도 매출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춘호 마트협회 이사는 “문제는 매출하락이 아니라 자존심”이라면서 “자영업자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개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우리가 생업현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마트협회 회원사 중 230여 곳은 지난 1일부터 제품 반품을 시작했다. 이들은 마일드세븐을 비롯한 일본 담배와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을 전량 반품 처리하고 판매중지에 돌입한 상태다. 또한 다음주를 기점으로 마트협회 소속 4000여곳의 회원사들도 일제히 판매중지 움직임에 동참할 예정이다.
홍 이사는 “이미 도매업체들이 마트의 반품 행위를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주고 있는 상”이라면서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반품이 어려울 경우 입출고 관리를 통해 일본 제품에 대한 발주를 하지 않는 형식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일본 정부의 사과라든지, 과거사에 대한 반성, 또 이번 무역보복 조치에 대한 철수 등의 시그널이 있어야 이에 준해 판매중단을 멈추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연합회는 기자회견 이후 욱일승천기, 유니클로, 혼다, 데상트, 미쓰비시, 아사히 등 일본기업 등을 상징하는 박스를 짓밟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