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로 인한 불매운동이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여행지인 오사카 등 일본 현지는 여전히 한국 관광객들로 붐비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직접 찾은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시 도톤보리 거리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중국·한국 관광객이었으며 유럽 등지에서 찾은 관광객들도 섞여있었다.
위메프가 7~8월 출발하는 해외 여행상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오사카는 베트남 다낭, 미국령 괌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1시간 30분 정도로 거리가 가깝고 저가항공사(LCC) 등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이 많아 비용적인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직접 예매한 인천공항-간사이공항 왕복 비행기표는 14만3000원으로 비슷한 시기 제주도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대표적인 관광지 도톤보리였다. 인근 구로몬 시장과 인접한 곳으로 오사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이치란(一蘭) 라멘, 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 등 유명 식당·쇼핑 공간은 물론 연결된 아케이드에도 수많은 쇼핑 공간이 몰려있다. 강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은 물론 ‘인증샷’ 명소인 글리코 캐릭터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도톤보리 인근 초밥가게에서 일하는 20대 한국인 유학생 A씨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특히 유명한 가게”라면서 “(반일이나 수출규제로 인한) 체감은 없다”고 말했다. 개점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도착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국인 관광객이 가게를 찾아 능숙하게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
도톤보리 메인 거리에 위치한 타코야끼(문어풀빵)가게에서 근무하는 일본인 직원 B씨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느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던 B씨는 “많다”고 답했다. 지난 주, 지난 달에 비해 줄었냐는 질문에도 “쭉 많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와 가격 차이가 많은 매장에서는 이러한 반일감정은 더욱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국내보다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알려진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 매장은 약 33㎡(10평) 남짓한 공간에 7명의 점원이 있었으며, 이 중 3명이 한국인이었다. 가게에 들어서자 직원들은 능숙하게 한국어로 제품을 설명했다.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휴족시간, 동전파스, 오타이산 등 인기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찾는 돈키호테에서도 한국어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여행객 숙소와 백화점 등 면세 쇼핑장소가 몰려있는 오사카시 난바구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난바구에 위치한 무인양품에서도 국내 대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C씨 역시 “여전히 한국손님이 많다”면서 “(일본 규제에 대해 본인은)알고는 있는데 여전히…”라며 말끝을 흐렸다. 주요 쇼핑 스팟인 타카시마야 백화점 사후 면세 구역 역시 면세 혜택을 받기 위한 한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숙소로 삼았던 B&B(Bed and Breakfast) 주택 주인인 아키라 씨도 “본래 한국인 손님들이 주로 찾는 숙소는 아니다”라면서도 “올해 초나 최근이나 수요는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에서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담배와 주류 위주로 벌이던 판매중단 운동을 음료, 조미료, 소스류 등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15일에는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선언한 일본 제품 판매중단 이후 동네마트는 물론 편의점,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소매점으로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회에 따르면 일부 자영업 점포에서 시작한 일본 제품 판매중단운동에 최근 동네마트 3000곳이 동참했다. 슈퍼마켓 2만 곳이 가입된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도 일본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일본 오사카=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