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부부로 지내온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퇴직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모(79)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자택에서 아내를 흉기로 4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아내는 의부증을 앓고 있었다. 최씨는 “아내가 든 흉기를 빼앗다 방어 차원에서 찌른 것”이라고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처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용서다.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이 세상에 없어 피고인을 용서할 사람은 없다”며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의 세월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속죄의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선처를 촉구한 자녀들에게도 “말 없는 구원을 요청하고 있던 어머니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려 하지 않은 자녀들에게도 징역 7년은 속죄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며 “7년이 지난 후 어머니 기일에 ‘이제 아버지를 용서하셨느냐’는 질문을 던져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