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후 열린 첫 재판에 출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고의로 재판을 지연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 “법정에서 직접 변론할 생각은 없으시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표정은 구속돼 재판에 출석할 당시보다 밝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정 내에서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등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고 전 대법관과는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양 전 대법원장은 22일 법원의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1월24일 구속된 이후 179일 만이다. 그는 서울구치소를 나설 때에도 미소를 띤 얼굴로 취재진의 물음에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거주지를 현주소로 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관련자와 일체 연락을 주고받지 못하는 조건으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음 달 11일 0시 구속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구속기한이 만료되면 조건 없이 자유의 몸으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의 조건부 보석으로 인해 제약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