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전농·답십리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7일 10년째 표류 중인 ‘동대문구 전농동 학교부지에 고등학교 설립(이전)을 요청’하는 내용으로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교육청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불가’였다. 동대문구 내 학생 수요 부족 및 저출산 시대에 따른 인근 학교 소규모화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현재 A씨는 직접 전농·답십리고등학교추진위원회 참여해 고등학교 설립 및 유치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동대문구 전농·답십리뉴타운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교육청, 동대문구청 간에 고등학교 유치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당초 도시계획 당시 약속됐던 고등학교 유치가 10년 넘도록 진척이 없어서다.
24일 서울시 및 동대문구 등에 따르면 전농·답십리뉴타운은 지난 2006년도 학교시설·문화시설의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포함한 전농7구역 정비계획이 결정됐다. 통상 학교용지는 교육청이 매입해 학교를 조성하지만, 당초 ‘뉴타운지역내 우수고 유치방침’(2003.11)에 따라 서울시가 직접 학교용지를 매입해 우수고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재 시는 해당 부지를 갖고 있는 래미안 크레시티 단지 내 조합원들로부터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문화시설부지는 동대문구에 공연장·미술관·문화예술회관 등 문화시설 부족을 이유로 계획됐다. 동대문구의 예산 부족으로 현재 서울시와 동대문구가 분할 매입한 상태다.
하지만 사업은 지난 10년간 진척이 없는 상황. 앞서 해당 부지에는 서울독일학교·배문중고교·경희중고 이전 등 학교 이전이 검토되기도 했으나 주로 토지매입비 부담으로 무산되거나 보류됐다. 또 지난해에는 종로구에 위치한 사립고등학교인 대신고 유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종로구의회에서 학교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교육청의 허가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를 신설하거나 유치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청은 지역 내 학생 수요 부족 및 인근 학교의 소규모화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학교신설을 억제하고 있다”며 “대규모 택지개발 등으로 학생 수가 급증하는 지역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청 교육진흥과 관계자도 “현재 해당 부지에 이전을 희망하는 서울시내 고교와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학교설립에 필요한 동부학군의 학생 수가 부족하다는 교육청의 입장으로 진전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동대문구 주민들은 최근 고등학교 유치를 위한 1만명 서명운동에 직접 나섰다.
전농·답십리고등학교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동대문구 갑·을 지역 인구수는 각각 약 18만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고등학교 수는 갑 6개(경희고·경희여고·대광고·청량고·휘경여고·휘봉고), 을 2개(해성여고·동대부고)로 차이가 났다.
지역주민 A씨는 “한없이 10년 기다리다가 또 아이들이 다 큰다”며 “아이들이 편히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서명운동에 동참에 달라”고 요청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고등학교 설립은 지난 지방선거 후보자들 및 구청장의 공통된 최대 공약 사항이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민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