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우울증’ 환자 늘고 ‘조증’ 환자 감소한다

장마철 ‘우울증’ 환자 늘고 ‘조증’ 환자 감소한다

일조량 등 영향…전문가 “늦잠 자지 말고 생체리듬 유지해야”

기사승인 2019-07-27 04:00:00

 

“비오는 날은 그냥 눈물이... 우울증 초기 증세인가요?”
“우울증이 있어요. 특히 비 오는 날은 무기력해서 하루 종일 자고 일어나고 싶은데 일어날 힘도 없고 입맛도 없습니다.”

우중충한 하늘과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면 일반인도 우울한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센치’한 감성을 즐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장마철에는 우울함이 지속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일조량’의 감소가 우울증 증상 악화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이유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개인차가 있지만, 비가 오는 날 우울한 기분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고 잠에서 깨는 시간도 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생체리듬이 깨지면 우울증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낮에 움직이는 것과 눈에 빛이 들어가는 것은 일주기 리듬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비가 오면 활동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또 더운 날씨로 밤잠을 설쳐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경증의 우울증이 심한 상태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은 “장마 기간에는 봄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증의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일조량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며 “반대로 우울증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도 날씨의 영향을 받는데, 활동이 줄면서 기분도 가라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비가 오면 관절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몸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우울증이 악화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백 센터장은 활동량 유지를 위해 조명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겨울이 긴 유럽은 라이트테라피를 시행하고 있다. 일조량이 떨어지니 광치료기기를 구매해 집에서 치료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집안이 어둡지 않게 밝은 조명을 켜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유진 교수는 ‘늦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주부 등 집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일조기 리듬이 깨질 위험이 커진다. 사소한 일이지만 일정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실내에서라도 누워만 있거나 하면 안 되고 일상생활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흔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정신의학에서의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된 상태가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과정, 동기, 의욕,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일부 환자의 경우 우울증을 병으로 보지 않고 방치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증상이 심하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긍정적인 생각, 운동하는 습관,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은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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