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 꿈꿨나” 고유정, 범행도구 구입·긴급체포 순간에도 침착함 유지

“완전범죄 꿈꿨나” 고유정, 범행도구 구입·긴급체포 순간에도 침착함 유지

기사승인 2019-07-28 13:48:23

전 남편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이 범행 전후와 경찰에 긴급체포된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7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 6월1일 오전 10시32분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제주동부경찰서 형사들에 의해 긴급체포 됐다. 고유정의 체포 당시 모습은 경찰의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서 경찰은 고유정에게 “살인죄로 체포합니다. 긴급체포하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묵비권 행사와 변호사 선임 권리 등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 이후 고유정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체포 당시 고유정은 검정 반소매 상의에 긴 치마를 입고 슬리퍼를 신은 상태로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중이었다. 고유정은 경찰에게 “왜요?”, “그런 적 없는데” “저희(제)가 당했는데”라고 말을 하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유정은 경찰에게 “지금 집에 남편이 있는데 불러 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고유정은 범행 준비 단계에서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고유정은 지난 5월22일 오후 제주 시내의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고무장갑, 세숫대야, 베이킹파우더 등 청소 물품을 샀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포인트를 적립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찰은 고유정이 사전에 살해 및 시신 훼손 계획을 세웠을 것으로 봤다. 

범행을 저지른 후에도 침착함을 유지한 것은 변함없었다. 고유정은 같은 달 25일 범행을 저지르고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범행 장소에 함께 있던 친아들을 친정에 데려다준 후 펜션으로 다시 돌아와 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3일 후인 같은 달 28일 오후에는 제주시의 마트에서 범행 전 구입했던 물품 일부를 환불했다. 표백제와 락스, 테이프 3개, 드라이버 공구 세트, 청소용품 등이다.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시체 옆에 있어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마트를 나선 후 전남 완도군으로 향하는 여객선을 탔다. 고유정은 시신의 일부가 든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 가방과 쓰레기 봉지 등을 갖고 여객선에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완도에 도착한 고유정은 밤새 운전해 다음 날인 29일 오전 4시 경기 김포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는 같은 날 인천의 가게에 직접 찾아가 사다리와 방진복, 덧신, 덮개 등도 추가로 구매했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해당 가게의 CCTV 영상에는 고유정이 웃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제작진이 “무슨 대화가 오갔냐”고 묻자 직원은 “덧신은 원래 파는 것이 아니다. ‘그거 서비스로 드릴게요’하니까 웃은 것”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해당 가게를 찾은 이유에 대해 “시신 2차 훼손 과정에서 혈흔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벽면과 천장 등에 비닐을 붙이고 자신도 방진복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25일 오후 9시10분부터 오후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체손괴와 은닉 혐의도 있다. 

고유정 측 변호인은 지난 23일 열린 재판에서 “사전 계획 범행”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고유정 측은 “피고인이 수박을 써는 과정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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