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환경, 생명윤리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대체 육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시장 형성 초기인 지금은 제품 선택범위가 한정적이고 고도의 가공식품인 만큼 양산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면서도, 성장할만한 미래 시장으로 전망하고 있다.
◇ 콩고기 아닌 ‘대체육류’ 확산
최근 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미국 내 식물기반 식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전체 식품 판매 성장률의 5배를 넘는 수치로, 전체 시장 규모는 45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조3100억원대로 급증했다. 유로모니터는 대체 육류시장이 지난해 21조원에서 오는 2020년 23조6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체육류 업체는 ‘비욘드푸드’다. 식물성 육유를 만드는 푸드테크 업체인 비욘두 푸드는 완두콩과 비트, 카놀라유 등 식물성 재료를 혼합해 기존 고기가 가지고 있는 맛과 식감 등을 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는 단백질 패티 제품의 연중 출시 계획을 밝혔다. 콩과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이 주 재료다.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도 올 가을부터 본격적인 대체육 시장 진출을 천명했다.
독일 스타트업 회사인 ‘Walding’ 역시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고단백 대체 육류를 개발했다. 사 측은 최근 비건 버거 패티 등 대체육류들이 다수 개발됐지만 가공 과정에서 다량의 식품첨가제가 포함됐으며, 자연 방식의 생산 과정을 거친 덕다리 버섯을 이용해 이러한 단점을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덕다리 버섯은 생선 단백질 함량인 22%와 유사한 21%의 단백질 함량을 가지고 있다.
그간 콩고기 등으로 대표됐던 대체육류는 식감과 육즙 등의 부분에서 실제 고기와 차이가 커 완벽하게 ‘대체’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대체육류 시장 진입을 노리는 것은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단점이 많이 상쇄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체육류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푸드테크 기업들은 식물성 단백질 구조를 동물성 단백질 구조로 재배열하거나 비트와 코코넛 오일 등으로 고기의 육즙을 구현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 시장 태동 초읽기… 시장 선점 나서나
국내 업체 역시 이러한 글로벌 추세에 따라 대체 육류 시장 진출을 가늠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채식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요와 시장 형성이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비롯된다. 실제로 한국채식연합은 지난해 전체 인구의 2∼3%인 100만∼150만명이 채식 인구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08년 15만명에서 10배 가량 늘어난 숫자다.
동원F&B는 지난해12월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비욘드버거’ 판매에 나섰다. 비욘드버거는 온라인 판매라는 제한적 채널에도 불구하고 한 달 만에 1만개가 판매되며 긍정적인 청사진을 그렸다.
롯데푸드 역시 지난 4월 대체육류 제품인 ‘엔네이처 제로마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가스’를 선보였다. 롯데중앙연구소와 롯데푸드가 약 2년간 연구해 선보였다.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밀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통밀에서 100% 순식물성 단백질만을 추출해 고기의 근 섬유를 재현하고 닭고기 특유의 식감을 구현했다. 밀 단백질을 사용해 기존 콩고기가 가지고 있던 특유의 냄새와 퍽퍽한 식감이 사라졌다. 엔네이처 제로미트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비건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국내 시장으로도 윤리적, 환경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육류 대용품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시장 초기 형성단계에서 섣부른 낙관은 어렵지만 (글로벌 추세를 볼 때) 국내 시장 역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