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10위' 호반건설, 늘어나는 분양 미수금…“주택 벗어난 수주다각화 필요”

'시평 10위' 호반건설, 늘어나는 분양 미수금…“주택 벗어난 수주다각화 필요”

기사승인 2019-07-31 05:00:00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시장 규제 여파로 주택경기가 침체돼가고 있는 상황에서 호반건설의 분양 미수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호반건설이 시공능력 10위 타이틀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주택 부문에만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2019 시공능력평가’에서 호반건설이 평가액 4조4208억원으로 10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2월 계열사인 호반의 인수·합병을 통해 6계단을 오르면서 처음으로 10대 건설사에 진입하게 됐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하는 것으로 올해는 전체 건설사(6만8781개)의 89%인 6만1559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일각에선 호반건설이 10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선 앞으로 주택부분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호반건설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 약 90%에 이른다. 통상 10대 건설사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평균 60%에 달하는 것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호반건설은 과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공사 등이 분양한 저렴한 공공택지를 낙찰 받아 아파트를 분양해 수익을 내왔다. 이후 2005년 서울로 본사를 옮기고 ‘호반베르디움’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수도권 입성에 성공했다.

또 주택사업에서는 분양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분양률 90%’ 원칙과 부채를 최소화하는 ‘무차입 경영’ 원칙을 내세워 실적을 쌓아왔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호반건설의 분양수익에 곧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미수금은 6271억으로 2017년 4781억원에서 15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분양을 해놓고 채우지 못한 금액이 31% 가량 늘어난 것. 반대로 분양 선수금은 2017년 1063억원에서 지난해 331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업계는 입을 모아 호반건설의 수주다각화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의 분양가 통제와 재건축 규제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주택 시장은 정부의 분양가 통제와 재건축 옥죄기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매우 커져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아파트 준공 물량 등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온 호반건설은 또 다른 먹거리 확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호반건설은 분양미수금이 늘긴 했지만 못 받을 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중도금과 잔금 등이 분양미수금으로 산정된다”면서 분양미수금은 건설사들이 부동산 분양사업을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커지게 된다. 이는 준공될 현장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중도금과 잔금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못 받을 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반건설도 주택 경기의 부진 등을 알고 이전부터 수주다변화를 준비해오고 있다”며 “이번 시공능력평가에서 나타났듯 유동성이 풍부하고 건실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도시정비사업 뿐만 아니라, 개발·시공·운영까지 아우를 수 있는 종합 디벨로퍼로써의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호반건설은 1989년 광주에서 김상열 회장이 자본금 1억원, 종업원 5명으로 시작했으며 30주년인 올해 호반건설과 계열사 자산규모는 8조5000억원으로 재계순위 44위에 올랐다. 사업 분야 다각화를 통해 종합건설, 레저, 유통, 금융업 등으로 확대했다. 올해 30주년을 기념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서초구 우면동 신사옥을 자리를 옮겼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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