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로 기운 없이 처지고 입맛이 떨어진 아이들의 식욕을 돋우기 위해선 어떤 음식이 도움 될까?
동의보감에서는 더위를 타고 기력이 없어지며 입맛이 떨어지는 ‘주하병’을 여름의 대표 질환으로 본다. 이는 아이들도 쉽게 호소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이 경우, 식욕부진을 보이는 아이들은 주로 밥과 같은 주식은 먹지 않고 음료나 물 종류만 마시려 하거나 과일로만 배를 채우려 한다. 또 피곤해하며 짜증이 는다. 잠들기도 어려워하고 잠을 깊이 자지 못하게 된다.
매실이 더위로 식욕을 잃은 아이들에게 효과적이다. 매실에는 칼슘·구연산 성분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 식단에 자주 활용하면 좋다. 음식을 만들 때 설탕 대신 매실액으로 단맛을 내면 식욕을 돋울 수 있고 매실 장아찌로 만들어 먹여도 좋다. 매실은 살균·해독 작용이 있어 배탈과 설사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도 도움 된다.
오미자도 땀을 줄이고 식욕을 돋우는 데 도움을 준다. 오미자는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5가지 맛을 가지고 있어서 오미자라고 불린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지치며 갈증이 자주 생길 때 물에 오미자액을 타거나 우려서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체액과 진액이 소모될 때는 생맥차로 보충해줄 수 있다. 평소 잘 먹던 아이가 여름이 되면 물만 마시려 하고 밥을 안 먹으려 할 때 복용해주면 좋다. 생맥차는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끓여서 만든다. 맥문동은 수분과 진액을 보충해주고 오미자는 흩어진 폐의 기운을 수렴하고 땀을 멈추게 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인삼으로 원기를 보충해줘 여름철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 된다.
동남아 음식 중에 ‘크랩 누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동남아인들은 음식을 다소 짜게 먹어 과도하게 배출되는 땀과 염분을 보충한다. 무더위로 입맛을 잃은 아이라면 꽃게살과 쌀국수를 같이 넣고 볶은 ‘크랩 누들’도 좋다. 꽃게를 쪄서 꽃게살만 발라낸 후 쌀국수와 함께 넣고 달걀 스크램블을 같이 해서 볶아주면 무더위로 입맛 잃은 아이에게 색다른 보양식이 될 수 있다.
여름은 더운 날씨로 피부가 뜨거워지지만, 사실 소화기 혈류량은 줄어 소화기는 더 냉해지고 예민한 상태가 된다. 이럴 때 덥고 입맛이 없다고 해서 찬 음식을 먹으면 소화력이 더 떨어지기 쉽다. 카레에 들어있는 강황은 커큐민 성분이 풍부해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를 도와 여름 식욕을 돋울 때 좋은 식품이다.
함선희 부천 신중동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이 시기에는 어른들도 지치기 쉬운데 무더위에 입맛이 떨어진 아이들의 식욕을 돋워주고 위장 기능을 좋게 하는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여 여름 건강을 챙기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