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 인천광역시교육청 주관으로 시행된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7월 학평)는 6월 수능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보다 국어·수학·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이는 7월 26일 인천광역시교육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7월 학평 채점 결과와 6월 모평 채점 결과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은 원점수 평균을 비교하고,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을 비교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즉, 국어 영역은 원점수 평균이 6월 모평에서는 55.1점이었던 것이 49.98점으로 낮아졌고, 수학 영역의 경우도 가형은 55.6점이었던 것이 53.00점으로, 나형은 43.0점이었던 것이 41.20점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대평가제인 영어 영역은 6월 모평의 원점수 평균을 알 수가 없어 1등급 비율로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6월 모평에서 7.76%이었던 1등급 비율이 7월 학평에서는 4.02%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7월 학평이 어려운 출제는 오는 11월 14일에 시행되는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고3 수험생만 치르는 학력평가보다는 졸업 수험생들도 응시하는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의 결과에 따라 조정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 있다고 있다.
그렇다고 7월 학평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고3 수험생 개개인의 영역/과목별 성적 변화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수능시험까지 남은 기간 동안 영역/과목별 공부를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3 수험생들은 7월 학평의 영역/과목별 성적 결과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어느 영역과 과목은 물론, 각 영역/과목에 있어서도 어느 분야와 단원을 더 열심히 대비해야 할 것인지를 파악하고 실천했으면 한다.
◇과학탐구 영역 응시자 중 수학 나형 선택자 4만3200여명
7월 학평에는 36만7416명의 고3 수험생이 응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학평에 42만5684명이 응시했던 것보다 5만8268명이 줄어든 것으로 지난 3월과 4월 학평과 마찬가지로 고3 수험생의 학령인구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함에 따른 결과로 보면 된다. 그리고 7월 학평 응시 인원이 3월 학평에 39만8878명, 4월 학평에 38만3947명이 응시했던 것보다도 감소한 것은, 7월 학평이 3학년 1학기 기말고사 기간 또는 직후에 시행됨에 따라 기말고사를 좀 더 대비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이 응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11월 수능시험에서는 6월 모평처럼 졸업 수험생들도 함께 응시함으로 7월 학평보다는 크게 증가할 것이다. 6월 모평에서 졸업 수험생이 지난해보다 2549명이 증가한 것 등을 고려하면 11월 수능시험에는 대략 49만여 명의 수험생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학평의 영역별 응시 비율은 필수 영역인 한국사 영역이 100%(36만7416명)로 가장 높고, 이어 영어 영역 99.7%(36만6485명), 국어 영역 99.3%(36만4879명), 탐구 영역 99.4%(36만5245명), 수학 영역 98.8%(36만2993명)으로 높았다. 이 중 응시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수학과 탐구 영역의 경우 수학 영역은 가형 32.3%(11만8503명), 나형 66.5%(24만4490명)로 나형에 두 배 이상 많이 응시했고,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 55.4%(20만3469명), 과학탐구 44.00%(16만1776명)로 사회탐구 영역에 4만1693명이 더 많이 응시했다.
이와 같은 수학과 탐구 영역 응시자수로 볼 때 이과 수험생으로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에 응시한 수험생이 대략 4만3200여 명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수학 가형 응시자수가 11만8503명인데 비해 과학탐구 영역 응시자수가 16만1776명으로 많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이렇게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주로 수학 가형에서 4등급 이하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수학 나형이 가형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에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매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9월 모평과 11월 수능시험에서 과학탐구 영역을 응시하면서 수학 나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과목별 선택 순위는 6월 모평과 동일하게 사회탐구 영역은 생활과윤리 > 사회문화 > 한국지리 > 세계지리 > 윤리와사상 > 법과정치 > 동아시아사 > 세계사 > 경제 순으로 많이 응시했다. 과학탐구 영역 역시 6월 모평과 동일하게 지구과학Ⅰ > 생명과학Ⅰ > 화학Ⅰ > 물리Ⅰ > 생명과학Ⅱ > 지구과학Ⅱ > 화학Ⅱ > 물리Ⅱ 순으로 많이 응시했다. 9월 모평과 11월 수능시험에도 사회/과학탐구 영역의 과목별 선택 순위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 나형 가장 어렵게 출제되어 표준점수 최고점 150점 기록
국어·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 나형이 150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어 147점, 수학 가형 136점이었다. 1등급 구분 표준점수 역시 수학 나형이 136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국어 134점, 수학 나형 130점이었다. 그러나 1등급과 2등급 간의 구분 점수 차는 국어가 8점으로 가장 컸고, 이어 수학 나형 7점, 수학 가형 6점이었다.
한편, 이번 7월 학평이 6월 모평과 마찬가지로 수학 나형이 가장 어렵게 출제되었다고 해서 11월 수능시험에서도 수학 나형이 가장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2018학년도 수능시험 수학 나형의 경우 9월 수능 모의평가까지는 어렵게 출제되었지만,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다소 쉽게 출제되었다.
만점자 비율은 가장 어렵게 출제된 수학 나형이 0.01%(21명)로 가장 적었고, 이어 국어가 0.03%(122명), 수학 가형이 0.25%(298명)이었다.
사회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경제가 8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윤리와사상 78점, 법과정치 77점, 세계사 74점, 동아시아사 72점, 생활과윤리·한국지리·세계지리 69점, 사회문화 67점 순이었다. 이에 비해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경제가 76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윤리와사상·세계사 72점, 동아시아사·법과정치 70점, 세계지리 69점, 생활과윤리·한국지리 67점, 사회문화 65점 순이었다. 1등급과 2등급 간의 구분 점수 차는 경제가 무려 12점으로 가장 컸고, 이어 세계사 7점, 윤리와사상·법과정치 6점, 동아시아사 5점, 세계지리 4점, 생활과윤리·한국지리 3점, 사회문화 2점의 점수 차를 보였다. 한편, 이번 7월 학평에서 세계지리는 한 문제만 틀리면 2등급이 되고, 경제는 7등급이 없는 점수 블랭크가 생기는 특징을 보였다.
과학탐구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화학Ⅱ가 92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생명과학Ⅱ 91점, 물리Ⅱ 86점, 지구과학Ⅱ 81점, 생명과학Ⅰ 79점, 화학Ⅰ·지구과학Ⅰ 77점, 물리Ⅰ 74점 순이었다. 이에 비해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물리Ⅱ가 78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화학Ⅱ·지구과학Ⅱ 74점, 생명과학Ⅱ 73점, 물리Ⅰ 70점, 화학Ⅰ·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 69점 순이었다. 1등급과 2등급 간의 구분 점수 차는 물리Ⅱ가 15점으로 가장 컸고, 이어 화학Ⅱ 11점, 생명과학Ⅱ 10점, 지구과학 Ⅱ가 9점, 지구과학Ⅰ 6점, 물리Ⅰ·화학Ⅰ·생명과학Ⅰ이 5점의 점수 차를 보였다.
이러한 영역/과목 간 등급 구분 점수 차는 난이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수험생들은 자신의 점수가 등급 내에서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이는 수능시험까지 남은 100여 일의 기간 동안 영역/과목별 대비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즉, 동일 등급 내에서라도 목표 점수를 세우고 대비하는 것이 수능시험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절대평가 9등급제로 성적이 표기되는 영어 영역의 등급 간 인원수 비율은 1등급 4.02%(1만4748명), 2등급 11.59%(4만2458명), 3등급 16.24%(5만9516명), 4등급 16.01%(5만8685명), 5등급 13.96%(5만1166명) 등으로 5등급 이내가 61.82%를 차지했다. 한국사 영역은 1등급 19.41%(7만1300명), 2등급 12.63%(4만6409명), 3등급 13.58%(4만9877명), 4등급 13.47%(4만9492명), 5등급 11.79%(4만3300명) 등으로 5등급 이내가 70.88%를 차지했다.
영어와 한국사 영역의 등급별 인원수 비율 역시 9월 수능 모의평가와 11월 수능시험에서 다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도움말=커넥츠 스카이에듀 유성룡 진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