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빅2, 주춤한 2분기 실적…하반기 수익성 개선 나서

철강 빅2, 주춤한 2분기 실적…하반기 수익성 개선 나서

기사승인 2019-08-02 01:00:00

철강 빅2(포스코·현대제철)가 올해 2분기 주춤한 실적을 냈다. 장사는 잘했지만 급등한 원자재가를 주요 수요처인 국내 고객사(자동차·조선·건설 등)의 시황이 부진한 탓에 제품가(후판·강판)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하반기(8~12월) 원자재가 상승분 반영 여부에 따라 수익성 개선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업계 맏형 포스코는 지난 2분기 매출 16조3213억원, 영업이익 1조6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도 2분기 연결 기준 사상최대 매출액인 5조5719억원, 영업이익은 38.1% 급감한 2326억원에 그쳤다. 장사는 잘했지만 이익은 줄어든 것이다.

철광 빅2의 발목을 잡은 것은 천재지변에 급등한 철광석 가격이다. 최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톤당 80달러대를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이달 들어 121.2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이러한 결과는 주요 광산업체인 브라질, 호주 등에서 천재지변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먼저 올해 1월 브라질 대표 광산업체 발레(Vale)의 광산 댐이 붕괴되면서 3월 철광석 수출량이 2219만톤으로 올해 2월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또 4월 호주 필바라(Pilbara) 지역 철광석 대형항구에서도 사이클론이 발생했다. 그 결과 현지 광산업체 리오 틴토(Rio Tinto)는 생산 차질을 선언했다. 대표적 글로벌 광산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철강사 입장에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올랐더라도 고객사에 제품가를 반영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국내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처는 시황 부진을 이유로 가격 인상은 어림도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는 악화된 실적을 이유로 2년 가까이 자동차 강판의 가격 인하·혹은 동결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내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와 건설업계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도리어 가격을 낮춰달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수요산업의 반발에도 철강 빅2는 최근 상반기 원자재가 부담이 심화된 이상,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자재가 인상분을 판매가에 반영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23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철광석 가격 상승에 따라 해외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며 “조선업계와 자동차업계와의 가격 협상은 기본적으로 원료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도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자동차와 조선 등 모두 협상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은 개별 고객사, 유럽 시장 등도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라며 “가격 협상에 다급한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이어진 원자재가 부담이 점점 커졌다.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가인상분 반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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