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가 치료 중 신장손상을 회복할 경우,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가 향상되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오제혁 중앙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병원 밖에서의 심정지 후 급성신장손상 회복이 환자의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교수팀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2년간 병원 밖에서 심정지를 경험하고 국내 6개 대형병원에 내원한 성인 환자 275명을 대상으로 급성신장손상의 발생과 회복에 따른 환자의 생존 상태·신경학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심정지 환자 275명 중 175명이 ‘급성 신장손상’이 발생했고, 이들 중 69명만 급성 신장손상에서 회복했다. 회복된 환자 69명 중 45명이 생존한 것과 비교해 급성신장손상이 회복되지 않은 환자는 106명 중 17명만 생존했다.
특히,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통제해 분석한 결과, 급성신장손상이 나타난 경우, 신장손상이 없는 환자보다 사망위험률이 2.8배 높았다. 급성신장손상이 회복될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퇴원율이 8배 높았고, 퇴원시 양호한 신경학적 예후는 37배 높은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지금까지 급성신장손상의 발생이 중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보고됐지만, 급성신장손상의 회복이 환자의 생존율과 양호한 신경학적 예후를 향상한다는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연구를 진행한 오제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병원 밖 심정지 후 급성신장손상이 발생하면 환자의 사망률이 높지만 회복될 경우 환자의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가 향상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 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중환자 치료(Critical Care)’ 최신호에 실렸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