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반중 시위 참여로'송환법' 시위 동참으로 중국 중앙정부의 압박을 받아온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항공의 최고경영자(CEO)가 끝내 사임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은 16일(현지시간) 루퍼트 호그 CEO의 사임을 발표했다. 존 슬로사 캐세이퍼시픽 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호그 CEO가 최근 사태와 관련, 회사 지도자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슬로사 회장은 "새 경영진이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며 "캐세이퍼시픽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 아래 홍콩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달 5일 홍콩 송환법 시위대가 주도한 총파업에 캐세이퍼시픽 직원 약 2000명이 동참, 항공기 수백편이 취소됐다. 이후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은 캐세이퍼시픽의 미흡한 대응으로 항공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면서,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표시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중국 본토행 비행업무에서 배제하라고 명령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캐세이퍼시픽에 대한 불매 운동도 일어났다. 이에 호그 CEO는 지난 12일 직원들에게 "불법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하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14일에는 홍콩 정부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결국 CEO직에서 밀려났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