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떨어진 BTS 교통카드, 주워가면 점유이탈물 횡령"

"길에 떨어진 BTS 교통카드, 주워가면 점유이탈물 횡령"

기사승인 2019-08-18 17:51:14

길에 떨어진 교통카드가 ‘주인 없는 물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과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모(56)씨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올해 3월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가방과 지갑 등을 3차례 훔치고, 1∼4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과 서대문구 신촌 인근 길에서 교통카드 5장을 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가방과 지갑을 훔친 혐의는 인정했지만, 교통카드 습득은 원소유자들이 소유권을 포기한 물건을 주운 것이므로 점유이탈물 횡령죄가 될 수 없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교통카드가 쓰레기통 등에 직접 버려져 있지 않았던 점, 김씨가 주운 5장 중 3장에는 일정 금액이 충전됐던 상태라는 점에서 원소유자들이 소유권을 포기한 물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배심원 7명 중 4명도 점유이탈물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교통카드 중에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레드벨벳의 특정 멤버 사진이 담긴 것도 있었다. 재판부는 “이는 단순히 교통카드의 용도를 넘어 소장품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런 교통카드의) 거래 가격도 프리미엄 등이 부가돼 초기 구매가격을 초과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금액 충전 여부와 별개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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