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전국의사 대표자들을 모아 대정부 투쟁에 대한 내부 결집을 다지는 자리를 마련했다.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최선의 진료를 위한 근본적 의료개혁 쟁취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회사를 통해 “의사들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라며 “죽기 아니면 살기로 잘못된 정부 정책에 맞서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료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파업하겠다. 투옥할 각오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라며 “이제라도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 뭉쳐야 할 때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해야 한다. 과거 2000년도 소위 의약분업 투쟁 당시 경험을 토대로 실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만 한-일 문제라는 중대한 사안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어 시점에 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업에 나설 예정이면 날짜를 잡고 바로 시행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좌훈정 대한개원의협의회 보험부회장은 “이번 투쟁이 찻잔 속의 태풍처럼 보여주기용, 내부 만족용 투쟁이 돼선 안 된다”라며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아직 때가 아니다’ 라는 말로 미루고 있지만, 준비된 투쟁은 역사에서 찾을 수 없다. 투쟁하면서 준비하면 되고 회원들의 열기가 올라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유리한 장소에서 투쟁해야 한다”며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 필수의료를 멈춰야 정부가 두려워한다. 우리의 투쟁은 절박하다.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의협 집행부의 투쟁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도 “(파업 날짜가 잡히면) 그냥 나가면 되지 않나 생각했다”며 “현장에 있는 전공의는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거나 환자가 오니까 나갈 수 없다고들 했다. 하지만 모두가 행동하면 힘을 합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희생에 대한 것들만 배웠다며 이 회장은 “비겁하게 전공의 탓을 하지 말고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 합법적으로 된 전공의법도 우리나라의 과로 기준보다 훨씬 높다. 법이 있지만, 보호받지도 못하고 있다. 어떠한 대책도 없이 희생하다 보면 계속 희생을 강요당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투쟁에 대한 의구심을 묻는 이들도 있었다.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은 “투쟁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문재인 케어 저지를 말하면서 MRI 급여화 협상 등에는 의협 보험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급여화대책회의에서도 참여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바로잡지 않고 어떻게 투쟁할 수 있는가”라고 의협을 비판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도 “의쟁투 회원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대집 집행부가 출범한 지 1년 4개월이 넘었다. 2017년 12월, 지난해 10월 집회에서 오늘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을 뿐 문재인 케어 보장성 강화는 다 진행됐고 낮은 수가도 개선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구체적인 투쟁 로드맵에 대해서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로드맵은 이미 마련돼 있다. 일일 의사 총파업을 시행하고 그 후에도 정부와의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무기한 의사 총파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의쟁투는 정부에 ▲문재인 케어의 전면적 정책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들의 의과 영역 침탈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원격의료 절대 반대 등을 선결과제로 제시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